[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해외 연기금들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공적기능을 수행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주주총회 안건에 찬반을 표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회사 경영이나 지배구조 문제까지 직접 개입하는 추세다.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퍼스(CalPERS)는 ‘캘퍼스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를 실천하고 있다. 2004년 월트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을 퇴진시키고, 2011년 애플의 다수결의제 도입을 이끌어낸 사례는 잘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 교원연금(CSTRC)도 지난해 철강업체 팀켄의 사업부 분할을 요구해 관철시켰다.
이들 연기금은 문제 기업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기업이 개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다른 주주들과 연대해 경영진을 압박하기도 한다.
캘퍼스는 1987년부터 매년 기업의 경영 성과와 주가, 지배구조 등을 평가해 ‘포커스 리스트’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 리스트에 포함된 80% 이상 기업들이 캘퍼스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또한 증권 소송에도 적극 참여해 주주의 권익 보호에 앞장선다.
네덜란드의 사회보장기금(PGGM)은 포커스 리스트와 유사한 ‘워치 리스트’를 발표하고 있다. 네덜란드공적연금(APG) 역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기업지배구조 개선(Governance)’이라는 투자원칙 아래 강력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의결권 강화는 결국 연기금의 수익률 상승 효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캘퍼스는 2003년 이후 연평균 7.5%의 수익률을 올리며 세계 5대 연기금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러셀 리드 전 캘퍼스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은 수익을 높여주고 주식시장을 건전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에는 연기금이 주로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주주권 행사 문제가 큰 이슈가 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