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어머님이 적적해서, 혼자 살기 외로워서’ 다른 사람이 애지중지하는 반려견을 훔쳐 달아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절도범은 주로 “외로워서 충동적으로 훔쳤다”고 변명하지만, 실은 견주가 내거는 수백만원 상당의 보상금을 타내기 위해 고가의 반려견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강아지 좋아하는 연로한 어머니를 위해 남의 반려견을 훔친 등의 혐의로 이모(51)씨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8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의 한 떡볶이집 앞 오토바이에 잠시 묶여 있던 떡볶이집 주인 손모(47ㆍ여)씨의 반려견을 훔쳐 달아났다.
반려견은 시가 250만원에 달하는 ‘닥스훈트 장모’ 수컷 순종이었다.
이씨는 이날 술을 먹고 길을 가던 중 어머니가 좋아하는 애완견이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어머니가 적적하지 않도록 가져다줘야겠다”고 생각해 반려견을 훔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씨는 반려견을 훔치기에 앞서 휴대폰 절도 등 다른 3건의 범행에 대해 불구속 상태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용인에서는 남편과 단 둘이 사는 70대 여성이 애완용품 판매점에서 남들의 주의가 소홀한 틈을 타 푸들 1마리를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다.
반려견 절도범들은 외로움을 범행 이유로 들지만 고가의 반려견을 훔쳐 보상금을 받아내기 위한 범행도 적지 않다.
지난달 3월에는 안산 단원구의 한 공원에서 주인 이모(29ㆍ여)씨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반려견 훔쳐 달아난 A(54)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부인과 이혼하고 딸들도 독립해 혼자 살고 있는데 너무 외로워 반려견을 훔쳤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A씨가 훔친 반려견은 보스턴테리어와 프렌치불독의 믹스견으로 시가 15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보상금을 노리고 훔쳤다고 의심, 공원 주변에 “반려견을 발견한 사람에게 보상금 50만원을 준다”는 내용의 전단지 100여장을 배포했다.
전단을 본 A씨가 이씨에게 연락해 “차로에 뛰어드는 강아지를 발견해서 데려왔다”며 계좌번호를 보냈고, A씨는 덜미를 잡혔다.
반려견 도둑질은 애견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선 이미 절도의 한 유형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에선 주인이 레스토랑, 약국 등에 들어갈 때 반려견을 밖에 묶어놓을 때 훔쳐가는 사례가 많다. 절도범의 주요 목적은 사례금, 재판매 등 금전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청 관계자는 “반려견 도난 관련 112신고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며 “애완견이 도난당하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도난이 아닌 분실일 가능성도 있으니 동물보호소 등에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