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대북 심리전의 결정적 위력을 보여준 대북 확성기 방송이 남북 고위급 회담 타결로 25일 낮 12시 꺼진다.북한의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로 11년 만에 재개된 뒤 15일만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문제는 남북 고위급접촉에서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 문제와 함께 핵심 의제였다.
북측은 고위급접촉 과정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우리 측은 북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주체사상 교육을 받고 최전방 부대에 입대한 북한 군인들의 사상을 크게 동요시킬 수 있는 확성기 방송이 종국에는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북한 정권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사소하게는 ‘오늘의 날씨’부터 깊숙하게는 북한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소식까지 거침없이 내보내는 방송 내용에 최전방에 근무하는 북한군 신세대 병사들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주체사상과 우상화 교육 등으로 세상물정 모르고 갓 입대한 병사들에게 들려오는 외부 세계의 뉴스는 그야말로 충격일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오후 5시부터 재개된 확성기 방송은 하루에 8시간 정도 진행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송 내용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의 4부분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북한사회 실상에 관한 것이 가장 핵심이다. 북한의 내부 소식 뿐 아니라 북한 인권 탄압 실태와 인권의 중요성까지 방송으로 내보냈다. 그래서 북한엔 쥐약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 군이 최근 내보낸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만 3번 방문했지만 김정은은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외국 방문을 못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해외에서도 칭송받는 걸출한 지도자로 묘사하는 북한 매체의 선전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물론 김정은의 직책은 생략한 채 이름만 나갔다.
남한에서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틀어주며 북한군 장병의 마음을 흔든 것도 확성기 방송의 위력으로 꼽힌다.
최근 대북 확성기가 내보낸 노래는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 소식통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1명 이상의 여성 탈북민이 부분적으로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 탈북민은 주로 자신의 탈북 경험담과 남한 사회에서의 생활을 들려주는 방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이 전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의 위력은 강력하다.
탈북민이 자신의 탈북 배경을 생생한 증언으로 전하고 있으며 북측에서 알려진 남북한 상황은 거짓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 상당수가 남측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 라디오 방송을 듣고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해왔다.
그동안 대북 방송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북한은 탈북민까지 투입된 대북 방송 재개를 더욱 위협적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고위급접촉에서 남측의 11개 지역에서 시행된 확성기 방송을 재개 15일 만인 25일 정오부터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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