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헌정 사상 최초로 실형을 사는 전직 국무총리가 된 한명숙(71ㆍ사진) 전 총리가 외부와 특별한 접촉 없이 조용한 수감 첫날을 보낸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전날 오후 2시 서울구치소에 입소한 한 전 총리는 가져온 소지품을 반납하고 하늘색 수용복으로 갈아입었다. 이 과정에서 수인번호가 부여되는데, 수용시설에 머무는 동안에는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게 된다.
이후 한 전 총리는 칫솔ㆍ치약 등 위생용품을 지급받고 ‘신입 거실’로 배치됐다. 신입 거실은 처음 입감된 수용자들이 구치소 적응을 위해 3일 가량 함께 지내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한 전 총리는 구치소 생활 전반에 대해 교육을 받고, 구치소 의료과 소속 의무관으로부터 건강검진을 받는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구치소 상황과 관련 규정에 따라 구치소장이 독방 사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이후 다른 교도소로 이송될 경우 수인번호가 다시 새롭게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입실을 마친 한 전 총리는 6시께 저녁 식사를 마친 이후 주변 입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성경책을 읽는 등 의연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이나 변호인 등 외부와의 접촉은 하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지난 1979년 소위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이라는 유신 말기 공안조작 사건에 말려들어 정치범 신분으로 1981년까지 2년 6개월 동안 옥고를 경험한 바 있다.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은 수감 첫날 뜬눈으로 밤을 새운 경우가 많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입소 당일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튿날에는 관식을 비우고 청소를 하는 등 비교적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입감 초기 “입맛이 없다”며 식사를 자주 거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내달께 한 전 총리에 대한 ‘분류심사위원회’를 열어 한 전 총리의 처우 등급을 결정할 예정이다. 모든 수형자는 신입분류 심사 시 16개 항목으로 구성된 다양한 측정 지표에 의해 S1에서 S4까지 처우등급이 부여된다. S1급에서는 수형자의 자율적 활동을 일정 부분 보장해 주는 반면, S4급에서는 수형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 및 감시가 이뤄진다.
이 같이 분류심사 결과에서 처우급등이 지정된 수형자는 등급에 맞는 시설로 다시 이송된다. 이송에는 약 2~3개월이 걸린다.
대표적인 S1급 시설로 천안개방교도소가 있으며, S2급으로는 서울남부교도소ㆍ여주교도소 등이 꼽힌다. 최근 주요 정치인과 대기업 총수가 주로 S2급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한 전 총리는 이르면 10월께 서울남부교도소나 의정부교도소 이송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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