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2명의 로스쿨 출신 자녀 취업 청탁의혹으로 ‘현대판 음서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법조계가 빗나간 ‘권력 대물림 그물망’의 허브 역할을 하면서 지금도 법조계 안팎을 연결하는 낙하산ㆍ정실 채용의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로펌이 권력층 청탁으로 이들 자녀를 채용해주고, 일부 로펌 고위 관계자들이 자기 자녀와 친인척을 낙하산 채용하는 일은 셀 수 없이 많다.
판사, 검사 임용때 가족 중 정ㆍ관ㆍ법조계 유력 인사가 있을 경우 면접관들이 높은 선호도를 메기는 관행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재판연구원(로클럭)으로 일했던 자를 로펌이 채용하고 법원은 다시 이들을 신임 정식 법관으로 임관하면서 ‘후관예우’, ‘로펌-법원 커넥션’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뜻 있는 법조계 인사들은 현대판 음서는 정실과 커넥션으로 법 정의를 훼손하는 복마전이므로, ‘김영란법’에 금품 거래 없는 채용청탁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국회의원과 법조계 공직자도 이 법 적용 대상에 넣어야 하며, 판ㆍ검사 임용때 외부전문가를 참여시킬 것을 제안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직 헌재 재판관 A씨의 아들은 사법연수원 수료후 이렇다 할 생업이나 직장을 갖지 못하다가 최근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로펌에 입사했다. 연수원ㆍ로스쿨 최우등생이 돼야 이 로펌에 입사하는 관행에 비춰 성적이 뛰어나지 않은 그의 입사는 아버지 전관의 힘을 얻으려는 로펌측의 기대감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A씨는 다른 중견 로펌 대표에게도 아들 취업을 청탁했지만, 이 로펌 대표는 정중히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전직 헌재 재판관 B씨의 로스쿨 출신 딸은 법조 경력이 모자란데도 몇 달전 경력법관 판사로 임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 신규 임용된 경력법관 37명중 27명이 법원 로클럭 출신이고 이들 중 10명은 대형로펌에 다녔던 새내기 변호사여서 로펌-법원 밀착에 의한 ‘후관예우’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현직 법원장 C씨의 아들은 로스쿨 1년차에 일찌감치 국내 5대 로펌 중 한 곳에 입사했고, 전직 고법원장 D씨의 아들은 지방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지역인재 할당제로 대형 로펌에 입사한 사실이 알려져 입방아에 올랐다.
유력법조인 E씨의 아들, 검사출신으로 변호사업계를 주도하던 F씨의 조카가 성적 미달에도 불구하고 검사로 임관되는 등 판, 검사임용때 ‘가족 친지 중 유력인사 존재여부’가 연수원 또는 로스쿨 성적과 함께 양대 선발 기준이 되는 관행도 여전하다고 법조인들은 지적한다.
검사장 출신 G씨의 딸은 사립대 로스쿨을 나와 아버지의 후배가 법무담당 임원으로 있는 대기업에 들어가기도 했으며, 한 대형로펌 고위관계자 H씨의 아들은 연수원 수료후 뚜렷한 직장을 갖지 못하다 최근 슬그머니 아버지 로펌에 경력변호사로 채용돼 ‘낙하산 채용’ 구설에 올랐다. 고위 법관 출신 I, J씨의 자녀도 최고성적이 아닌데도 최근 대형로펌에 들어갔다.
한 지방 로스쿨 교수 K씨는 자녀 2명을 같은 대학 제자로 데리고 있으면서, 자기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에 까지 등재해 자녀의 ‘스펙 쌓기’를 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김한규 서울변회 회장은 “법조계에 만연한 현대판 음서제 논란은 로스쿨 입학에서부터 법원ㆍ검찰ㆍ공단 면접까지 과정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며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영훈ㆍ강승연ㆍ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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