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 H스포츠=김주현기자 ] 세상에 뭐 저런 친구가 다 있나 싶다. 팀 내에서 맏형인데도 맏형 같지 않다. 데뷔 초, 카메라가 있어도 묵묵히 이어폰을 꽂으며 정말 '마이웨이'를 걸었던 친구에게 자꾸 눈길이 갔다. 방송 분위기를 다 살리는 멤버들 사이에서 가끔 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전부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기나 강아지 같은 작고 귀여운 생명체에 참 관심이 많더라. 키가 크고 어깨가 넓고 무뚝뚝한 남자가 자기 무릎만큼도 안 오는 누군가에게 관심을 쏟는 모습이 어쩜 그렇게 신비롭고 궁금해졌을까. 빅스가 데뷔 초 찍었던 리얼리티 프로그램 '플랜 브이 다이어리'에서 돼지농장에 갔던 레오는 아기 돼지에게 시선을 뗄 줄을 모른다. '눈에 꿀 떨어진다'는 말이 바로 이해가 될 정도로. 여러 모로 참 묘하면서도 '이 친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만 열정을 쏟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좋아하는 게 마침 음악. 가수가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상하게도(?) 레오에게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어렸을 때 축구선수로 활약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음악을 통해 무대에서 그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참 '운이 좋다'구나 싶었다. 그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은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번 유닛활동에서 4단고음을 뽑아내고, 또 그동안 고음파트를 맡아왔기 때문에 그가 시원한 고음만 잘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저음도 매력적이다.
아니, 그는 다 매력적이다. 그의 별명도 참 그답다. '레신셋'이다. 레오가 신경 쓰이면 게임 셋이라는 별명을 누가 지었는지 상이라도 주고싶다. 무대에서는 긴 팔과 다리를 휘적이며 춤을 추고 고음으로 속을 뚫어주는데 무대 아래에선 영락 없는 막내다. 팀에선 형이지만 누나가 많은 레오의 그 막내다움은 어디 가진 않았나보다. 예전엔 애교에 질색을 하며 정수리만 잔뜩 보여줬는데 요즘에는 해탈을 한건지 시공간을 초월한건지 애교도 나름 잘 한다. 며칠 전 생방송으로 진행된 빅스LR의 V앱 방송에서 애교를 부리는 걸 보고, '참 많이 바뀌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레신셋', '정수리요정' 같은 별명말고도 '승률암전'이라는 별명도 있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순정만화 비주얼의 펜싱과 아이돌육상선수권대회 풋살 경기에서의 멋진 모습을 보면 만능 재주꾼 같으면서도 게임은 참 못한다. 빅스의 또 다른 리얼리티 '어느 멋진 날'에서 동생들이 몰아가자 '아니라고!'라며 발끈했던 모습과, 켄과 짝을 이뤄 탁구경기를 하다 '이마 뚫어지겠다!'라며 발끈하는 켄의 모습이 겹쳐진다. 승부욕은 엄청나게 높은데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그 모습도 참 매력적이다. 빅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아이돌그룹이다. 당시 막내 혁은 레오를 보며 '일단... 말 없으신 형이 무섭고요...'라는 명대사 아닌 명대사를 날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 혁은 레오보다 훨씬 더 커져서 그를 재미있게 놀리고 있다. 걸그룹 춤을 부끄러워하는 그를 뒤에서 안아 추게만들기도 하고, 혁침(혁 + 일침)을 날리기도 한다. 특이한 관계성이다.
다시 레오의 이야기에 집중하자면 그는 작사와 작곡이 가능한 멤버다. 콘서트에서 선보인 '차가운 밤에'와 '할 말' 모두 자작곡이다. 특히 '할 말'은 이번 빅스LR의 유닛 앨범에 실리기도 했는데, 그의 자작곡인지 모르고 들었다면 흘륭한 작곡가의 작품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그 곡 외에도 많은 자작곡이 그의 컴퓨터 안에 숨쉬고 있다고 생각하면, 참 미래가 기대되는 싱어송라이터다. 수많은 아이돌그룹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참 독보적인 캐릭터다. 신기해서 눈이 가다보면 실력으로 그의 출구를 봉쇄한다고나 할까. 레오와 라비의 유닛이 출격하고나서 굉장히 기대에 부풀었던 그의 얼굴이 참 선하다. 감정에 솔직한 아티스트다운 기질도 충분하다. 그랬던만큼 유닛이 성공적이길 바란다. 음악 퀄리티와 실력, 뮤직비디오 등 아티스트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이미 완벽하다. 완벽함이 이어져 '성공적', 그리고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활동이 되기를. <사진> 빅스 공식 트위터, V앱 방송화면 캡처, 젤리피쉬 제공 kjkj803@hsport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