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멜로 장르 자체가 남녀가 만나 위기를 겪었다가 좋아지는 전개는 뻔하잖아요. 멜로가 담고 있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뷰티 인사이드’는 매일 얼굴이 변하는 주인공이라는 설정도 매력적이지만, 영화에 기본적으로 깔린 ‘슬픔’의 정서가 좋았어요. 사랑이 완성되기까지 걸림돌이 많은 상황에서의 슬픈 감정, 그것이 영화를 만들고 싶게 한 원동력이었죠.” 임승용(45) 용필름 대표는 ‘올드보이’, ‘주먹이 운다’, ‘방자전’, ‘표적’ 등 다수 영화를 제작했다. 임 대표와 백감독은 ‘올드보이’ 때 인연을 맺은 사이. 임 대표가 ‘올드보이’ 프로듀서로 일했던 당시, 백감독은 타이틀 디자인을 담당했다. 오랜시간 친분을 다져왔지만 함께 영화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다. ‘뷰티 인사이드’ 원작에 두 사람 다 매료되면서 자연스럽게 의기투합했다.
주인공 ‘우진’을 연기한 21인의 배우들 상당 수는 임 대표와의 인연으로 작품에 참여했다. 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일은 다음 작품으로 미뤘다. 그보다는 사랑에 빠진 우진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매끄럽게 이어달리기 하듯 연기한다. 다만, 우진이 여주인공 ‘이수’와 교감하는 에피소드는 주로 미남 배우들의 몫이라는 점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영화의 메시지와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그 점을 고민했죠. 백감독은 좀 더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를 생각했고, 엔딩 무대가 체코라는 점에서 현지 배우가 등장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어요. 그런 식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 대상화되지 않은 인물이 화면에 들어왔을 때 관객들이 낯설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뷰티 인사이드’는 임 대표가 생각하는 상업영화의 지향점에 충실한 작품이다. 그는 “영화가 현실을 닮을 필요도 있지만, 현실에선 이뤄질 수 없는 선물 같은 느낌이 있기를 바라기도 한다. 두 남녀가 만날 수 없는 이야기를 했더라면, 사람들에게 이만큼의 감정을 주지 못했을 것”이라며 “제작자로서 사람들이 바라는 결정을 하지만, 그 과정은 색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제작자로서의 가장 큰 바람이야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것일 터. 임 대표는 좋은 비주얼을 만드는 재능을 가진 백감독이, ‘뷰티 인사이드’를 시작으로 신선한 작품들을 더 만들 수 있길 기대했다. 아울러 그는 충무로를 이끌어 갈 배우들인 ‘뷰티 인사이드’의 주역들이 영화에 만족감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