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세계 최고 기업인 애플의 돈을 주무르는 피터 오펜하이머(51ㆍ사진)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선임부사장(SVP)이 430억원의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은퇴해 비행기 조종사 면허를 따겠다고 선언해 화제다.
애플은 오펜하이머가 CFO 역할을 오는 6월 루카 마에스트리 현 자금담당 부사장(VP)에게 넘긴 후 인수인계를 끝내고 9월 말에 은퇴키로 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오펜하이머는 “여기(애플)에서 18년을 보낸 후 이제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간을 가질 때가 됐다”며 “은퇴 후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오랫동안 따지 못했던 비행기 조종사 면허를 취득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결심에 따라 2016년 3월까지 재직할 경우 받을 예정이던 7만5000주를 포기하는 셈이 됐다. 이를 시가로 환산하면 4000만 달러(430억원)에 달한다.
다만 오펜하이머는 계약에 따라 퇴직 직전인 9월 하순에 5300만달러(570억원) 상당의 애플 주식 10만 주를 받게 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오펜하이머가 CFO로 재직한 최근 10년간 애플의연간 매출이 80억 달러에서 1710억 달러로 증가했다”고 지적하고 “그는 재무 분야 뿐 아니라, 다른 부문에도 지도력과 전문성을 발휘했다”고 칭송했다.
오펜하이머가 조기 은퇴 후 오랜 꿈이던 조종사가 되겠다는 선언을 하자 비행기 조종사 면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객기를 몰 조종사가 부족해 항공사들이 취항 편수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은퇴하는 조종사는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새로 배출되는 조종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항공 전문 컨설팅 업체 키트다비에 따르면 2012년 은퇴 조종사는 592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1367명으로 껑충 뛰었다. 반면 앞으로 10년 동안 항공 수요 증가로 해마다 필요한 신규 조종사는 1500명에서 45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09년 뉴욕주 버팔로에서 일어난 콜건 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강화된 기장 자격 취득 요건이 조종사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조종사노동조합은 “미국 국내선 항공사 조종사 초봉이 고작 2만2400달러에 그치는 등 조종사들에게 적절하고 안정적인 임금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조종사 부족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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