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날갯짓 하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조용한 열람실, 서가에는 책이 가득한 선반이 들어차 운신하기도 어렵고, 행여나 다른 사람들을 방해할세라 서가를 돌아다니며 책을 골라 내려놓을 때까지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옮기는 이용자들의 모습.
과거의 도서관은 이렇게 천편일률적인 모습이었지만 최근의 도서관들은 좀 다르다. 도서관 한쪽에 어린이 텐트가 놓여있고 아이들은 떠들고 노래부르며 책을 읽는다. 깔려있는 매트는 지붕달린 집으로 바뀌는가 하면 한쪽에 설치된 PC에 책을 놓으면 PC가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대출신청을 하면 집까지 책을 배달해주기도 하고, 아예 스마트폰으로 전자책(e-book)을 언제, 어디서든 다운받아 읽을 수도 있다. ▶ 도서관에 텐트는 왜? 어린이 친화형 ‘영등포구 언니네 작은도서관’ = 도서관에 있는 유아 열람실에 들어가면 한쪽에 놓인 텐트가 눈에 들어온다. “도서관이니 뛰지는 마라”는 주의를 들은 아이들도 텐트가 눈에 들어오면 자기도 모르게 뛰어가려다 부모의 제지를 받는다. 그런데 도서관에 어린이용 텐트는 왜 있을까?
정희영 언니네작은도서관 문화사업팀장은 “아이들은 왜 좁은데 들어가는걸 좋아하잖아요. 거기 착안해서 열람실에 어린이용 텐트를 놔뒀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라고 설명한다.
‘책놀이터’를 지향하는 이 도서관은 아이들이 떠들어도 제지하지 않고, 방바닥을 뒹굴며 친구들과 카드놀이를 하거나 심지어 노래를 불러도 된다. 바닥에 깔린 3단 매트 위에는 이제 기어다니는 ‘동생’들이 누워있다가 울음을 터뜨린다. ‘첫째’에게 책을 읽어주던 엄마가 서둘러 둘째에게 가 젖병을 입에 물린다. 영아들이 누워있던 매트는 접어 올리면 지붕달린 ‘집’의 모양으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그 안에 기어들어가 꺄르르댄다. 심지어 아이들을 위해 노래책을 불러주고 합창하는 시간까지 있으니 말 다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여성회가 만든 영등포구 대림동 ‘언니네 작은 도서관’은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마을을 만드는 거점이다. 2010년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납치된 초등생이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는 반성에서 ‘서울여성회’는 안전한 마을만들기 사업에 나섰다. 성인용 열람실과 영유아용 열람실에는 어린이책 4000여권과 성인용 책 1500권이 있다. 도서관 한쪽에 모인 북카페는 엄마들의 수다방이 되기도 한다.
▶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기계가 책읽어드려요 ‘관악구 용꿈 꾸는 작은 도서관’ = 도서관과 시각장애인, 언뜻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관악구청 1층에 위치한 ‘용꿈 꾸는 작은 도서관’에서는 흔한 장면이다.
지난 2012년 개관한 용꿈 꾸는 작은 도서관은 지난해 12월,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자인식음성출력기’를 설치했다. 문자인식음성출력기란 각종 문서나 도서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개발된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구다. PC에 설치된 스캐너 장비에 책을 올려두면 프로그램이 이 책을 디지털 정보로 변환시키고, 이를 프로그램이 거의 실시간으로 인식해 말 그대로 책을 읽어준다. 완전히 시력을 잃지 않은 저시력장애인을 위해 글자를 크게 확대해 모니터에 표시해주기도 한다. 장비를 이용하는 사람은 도서관에 있는 책이나 혹은 집에 있는 책등 거의 대부분의 책을 가져와 장비에 스캔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용꿈 꾸는 도서관은 230㎡ 규모의 복층구조로 70석의 열람석이 있는 일반열람실, 어린이실, 도란도란방을 갖추고 있으며 1층과 2층은 양쪽 계단으로 이어져 북카페형으로 꾸몄다. 개관시 8000여 권이던 도서는 지역상인, 단체, 주민, 직원 등이 기증해 1만5000여 권으로 늘었다.
또 읽고 싶은 책을 원하는 도서관으로 배달해주는 ‘상호대차서비스’ 운영하고 있다. 상호대차서비스는 직접 도서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바쁜 직장인등을 위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대출 신청을 하면 1~2일 내 원하는 도서관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 정말 바쁘시면 스마트폰을 켜세요 ‘양천구 e-도서관’= 도서관은 이제 손안에도 들어왔다. 양천구는 전자도서관(e-도서관)과 전용 앱(Application) 서비스를 통해 컴퓨터와 스마트 폰에 익숙한 이용자 중심의 모바일 도서관을 구축했다.
문학, 역사, 어린이, 수험서, 자격증 등 분야별 도서 7601종, 4만4005권 갖추고 있는 양천구 e-도서관은 2003년 12월 개관해 현재까지 59만4530만명이 이용했다. 하루평균 100여명 꼴이다. 이들이 다운받은 e-book만 5만1888권이며 지난 2012년 4월 출시된 전용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다운수도 2만463회에 이른다. 전용 앱은 무선인터넷(Wi-Fi) 또는 3Gㆍ4G 이동통신망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원하는 전자책을 바로 내려받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스마트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양천구 e-도서관에서 1권 이상 대출한 실적이 있어야 한다. 전용 앱에는 전자책 서비스 이외에 각종 행사와 강좌, 시책 소개 등 다양한 소식을 담은 홍보물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양천구 한눈에’라는 코너를 배치해 구정에 대한 구민 접근성도 높이고 있다.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는 신규 전자책(Fresh Book)과 인기 전자책(Best Book), 추천 전자책(Editor Book) 코너를 배치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배려하고 있으며, 화면 상단에는 어린이 전자책 코너를 별도 배치해 찾기 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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