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우리 군이 꺼내든 대북 확성기 방송은 국내 정치권 등에서는 ‘강력한 응징 수단이 고작 확성기냐’며 질타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이번 남북 고위급접촉을 통해 확성기 방송의 위력은 여실히 증명됐다.
25일 새벽 12시55분 남북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종료된 ‘2+2 고위급 접촉’에서 6개 항목의 공동합의문에 전격 합의했다.
북측은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으며 최근 발령한 준전시상태도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이날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측은 고위급접촉 과정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우리 측은 북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은 북한군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자유의 소리’라는 이름의 심리전 FM 방송이다. 우리 군은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가동 중이며 시설마다 방송 시간은 하루에 8시간 정도다.
방송 내용은 크게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의 4부분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핵심은 북한사회 실상에 관한 것으로, 외부에 알려진 북한 소식을 전할 뿐 아니라 인권의 중요성까지 설파한다.
우리 군이 최근 내보낸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만 3번 방문했지만 김정은은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외국 방문을 못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해외에서도 칭송받는 걸출한 지도자로 묘사하는 북한 매체의 선전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물론 김정은의 직책은 생략한 채 이름만 나간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도 건드린다. 이 또한 북한을 진정한 인권국가로 내세우는 북한 선전 매체의 주장을 무력화할 만하다.
체제 유지를 위해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야만 하는 북한 정권은 이 같은 정보의 유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항상 사기로 충천해 있어야 할 최전방 장병이 대상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부각하며 우리 사회 중산층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으로 묘사한다.
물론 이는 북중 접경 지역을 통해 북한에 유입되는 한류를 한 번쯤 접했을 북한 신세대 장병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기에는 충분하다.
이 밖에도 대북 확성기는 남한에서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틀어주며 북한군 장병의 마음을 파고든다.
최근 대북 확성기가 내보낸 노래는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의 지뢰도발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지난 10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의 가동은 2004년 6월 남북 합의로 중지한 이후 1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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