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이 이란 핵협상 직후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란 핵 청문회가 열린 날 대북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이는 시기적으로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의 방일과 차석대표의 25일 동북아 순방을 앞두고 진행된 조치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리는 대목이다. 미국은 앞으로 유일한 핵 협상국이 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불법무기 운송으로 고발된 북한의 원양해운관리회사(OMMC)와 거래한 혐의로 싱가포르 선사 ‘세나트’와 그 회장을 북한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OMMC에 의한 불법 무기운송은 북한의 지속적인 무기 확산 활동의 핵심원천”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같은 조치는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이란 핵 청문회를 연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을 받았다. 이는 이란 핵 협상 이후,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확실한 접근을 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온 이란과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압박’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시기적으로 주목되는 부분은 또 있다. 현재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일본을 방문 중이다. 김 대표는 최근 임명된 아브라함 덴마크 미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와 일본 측을 만나 외교ㆍ국방 연석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북한ㆍ북핵문제는 양자 현안으로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25일(현지시간)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인 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무부 6자회담 특사는 북핵문제 논의를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사일러 특사는 이번 순방에서 북한의 정세변화와 북핵문제의 공동대응과 관련, 3국과 밀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북핵 6자회담 수석ㆍ차석대표의 활발한 움직임 등으로 미루어볼 때 이는 향후 미국의 대북기조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북한이 협상의 장으로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북 압박기조는 상당기간 유지되거나 강화될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경우 올 하반기에는 보다 강한 성격의 제재조치나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