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한국과 일본 롯데가 손잡고 본격적으로 아시아 개척을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태국 방콕 중심부에 내년 3월 한국과 일본 롯데가 공동 출자하는 면세점을 출점할 계획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롯데그룹 신동빈(60)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취임을 계기로 한ㆍ일 ‘통합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며 태국의 면세점이 1탄이라고 덧붙였다.
방콕에서 문을 여는 시내면세점은 공항과 마찬가지로 담배세 등이 면제되는 공항형 면세점이다. 연면적 약 7000㎡ 규모에 서양 명품 브랜드와 현지 토산물 외에 일본, 한국의 화장품 등을 취급할 전망이다. 운영사에 대한 출자 비율은 한국 롯데가 80%, 일본 롯데홀딩스가 20%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의 사업 전개에 따라 그 비율을 수정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태국 면세점 사업을 손잡은 한국과 일본 롯데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결합해 현지 면세점 업체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면세점 사업은 한국 롯데가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고 일본 롯데는 1989년에 현지 법인을 설립, 과자류의 생산과 판매를 통해 소비 시장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것이 강점을 살려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는 태국의 킹 파워 인터내셔널과 경쟁할 것이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지난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약 8조3000억원 규모이며 롯데의 점유율이 과반이다. 한국 롯데는 2012년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하타 공항을 시작으로 해외 점포망을 확대해 현재는 일본, 싱가포르, 미국령 괌 등에서 모두 5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협력관계는 무대를 옮겨 일본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방콕과 마찬가지로 내년 3월 개관을 목표로 도쿄 긴자의 면세점은 일본롯데 직원도 사업 운영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양국 롯데의 협력은 역사적인 결단이다고 밝히면서 두 그룹의 중복사업인 제과산업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일본 롯데가, 중국과 인도는 한국 롯데가 맡는 암묵적 이해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직접 충돌은 피했지만 정기적으로 열리는 제과부문의 연구자 회의 등을 제외하고는 양국 롯데의 협력 기회는 전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돌변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신문은 신 총괄회장의 의지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 롯데 이사직에서 해임되는 한편, 이달 15일에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 HD에서 대표권을 가지면서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후계자 지위를 굳혔다고 보도했다.
또 신문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독립경영에서 일체 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은 각각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한국에서는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손발이 묶였고 중국 사업의 수익 창출도 지연되어 롯데쇼핑의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껌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눈에 띄는 히트상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시리얼의 히트 등으로 6분기 연속으로 최고이익을 기록한 경쟁사 가루비 등에 뒤쳐지고 있다.
또 롯데의 매출액중 90%가 한국과 일본에서 나올 정도로 의존도가 매우 높아 해외 특히, 아시아 사업 강화는 필수적이었다.
신문은 제과 사업에서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일례로 태국에서 한국산, 중국에서는 일본산의 제품 투입을 늘리는 등 상호 보완을 목표로 한다. 일본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주도하고 M&A의 적극 전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신문은 옛 현대 그룹처럼 롯데도 그룹 분열의 불씨가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그런 우려는 당분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시아에서 협력 장면이 많아 상호 신뢰 관계가 깊어지면 ‘장기 검토 과제’인 인재 교류로 나아갈 가능성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