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경기도의 한 대학 교수 A 씨가 제자를 수년간 폭행한 혐의로 지난 14일 경찰에 구속됐다. A 씨는 지난 2012년부터 제자 B 씨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해 6주의 상해를 입힌 것은 물론 B 씨에게 인분과 오줌을 모아 16회에 걸쳐 먹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B 씨는 A 씨의 만행을 묵묵히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디자인 분야의 권위자인 A 씨에 거역하면 교수의 꿈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사실을 안 지인이 경찰에 신고하며 A 씨의 만행은 막을 내렸다. #. 서울 유명 사립대 K대 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 7일 제자들의 돈 620여만원을 가로채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등 부당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C 교수를 대학 교무처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총학은 또 C 교수가 지난해 5월 한 석사과정생에게 “너는 색기가 있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C 교수는 학부생 성추행 의혹으로 4년 전 학내 양성평등위원회 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학 교수들의 갑(甲)질이 도를 넘고 있다. 졸업 허가, 학위 수여 등을 빌미로 폭언과 개인적인 심부름, 성추행은 물론 급기야 인분까지 모아 제자에게 먹이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교수 사회에 자성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전국 13개 대학의 석ㆍ박사 과정 대학원생 235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대학원생 연구환경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5%가 ‘지도교수에게 부당한 처우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가운데 65.3%는 ‘불이이글 당할까 두렵거나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 참고 넘어갔다. ‘시정을 요구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자는 24.8%에 불과했다.
갑질 행태도 다양했다. 개인 잡무를 맡기는 사소한 갑질부터 수위를 넘어서는 연구실적 가로채기, 언어폭력, 금품 요구, 성희롱까지 이어졌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최근 5년간 4년제 대학에서 발생, 확인된 것만 114건이었다.
지난 학기에 석사 과정을 수료한 권모(26ㆍ여) 씨는 “논문 주제를 정해야 하는데 담당 교수가 분명 3일 전에는 ‘괜찮으니 해봐라’ 했다가, 3일 뒤에는 ‘이상하니 바꿔’라고 말했다”면서 “논문 제출 일주일 전에야 겨우 주제를 확정했지만 화가 나도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 씨는 “결국 논문을 제출하지 못해 수료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논문 심사 때 교수에게 수십만원 상당의 ‘논문심사비’를 지급하는 관례도 여전했다. 박사 논문을 기준으로 국민대, 삼육대 90만원, 이화여대, 79만5000원, 동국대 63만원 등이다.
이같은 상황에 학생들은 “피해자가 신고를 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어야 이런 교수들도 없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권 씨는 “해당 교수가 짤리고 다른 교수 밑에 들어간다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보장도 없는 것 아니냐”며 “외려 교수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원생도 “학교에선 짤려도 같은 업계에서 만날 수도 있단 생각에 솔직히 신고가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며 “대학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갑질 교수가 설 자리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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