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숨가쁘게 흘렀던 롯데가의 ‘장자의 난’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일단 마무리 됐다. 경영승계 경쟁 속에서도 이어져온 ‘한국=신동빈, 일본=신동주’라는 공식은 지난 16일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선임, 28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으로 사실상 ‘한ㆍ일=신동빈’으로 재정립됐다.

아버지를 앞세운 장자의 마지막 반란에 신 회장은 전광석화 같은 ‘반격’으로 주도권을 지켰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롯데가의 형제 갈등을 보며 여러가지 미스터리는 많지만, 동생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형(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초조한 마음에 무리수를 뒀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암튼 형의 승부수에 대한 동생의 반격은 빠르고 확실했다. (롯데홀딩스 이사)해임 결정 소식을 들은 신 회장은 이를 불법 결정이라고 규정,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전격 해임, 신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이런 과정을 보며 시장에선 숨가쁘게 진행된 ‘장자의 난’을 통해 롯데로선 뼈아픈 일이지만, 신 회장의 한일 롯데의 총사령관으로서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진 게 사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사태 이후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과 일본 롯데그룹을 대표해 향후 양사의 시너지 창출과 이를 통한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는데 역할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승계 주도권은 확실히 신 회장으로 기운 모양새다. 물론 최종 승자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 그룹 지분이 한국과 일본 계열사를 중심으로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한일 롯데에서 소유하고 있는 지분율은 박빙이다. 여기에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의 보유지분 향방, 롯데홀딩스의 실질적 지주사인 광윤사의 지분 상황 등 변수는 남아 있다. 즉, 안정적인 지분 확보는 신 회장에 당면 과제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와 투자로 한국 롯데를 매출 83조원대의 그룹으로 성장시킨 신 회장이 매출 5조원대의 일본 롯데를 어떻게 안고 갈지도 관심사다. 양 롯데그룹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인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거침없는 해외시장 공략, 공격적인 경영 전략, 빠른 위기관리 등 우수한 리더십으로 오늘의 롯데를 이끌어 온 신 회장이다. 세간의 빈축도 없을 수 없겠지만, 이번 일이 신동빈시대 정착의 모멘텀이 될지, 아니면 또다른 불씨가 될지, 신 회장의 대처능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balme@heraldcorp.com

▶롯데 관련 데이터

74개=한국 롯데 계열사 수

83조원=2013년 기준 한국 롯데 전 계열사 매출

200조원=2018년까지 롯데그룹 매출 목표

7조5000억원=롯데그룹 올해 투자규모(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