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국내 대표 쪽방촌인 인천 괭이부리마을에서 지자체가 “가난을 팔려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동구는 부모와 아이가 쪽방촌에서 숙박하면서 옛 생활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든다는 내용을 담은 ‘인천시 동구 옛 생활 체험관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생활 체험관은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인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안에 만들 예정이며, 주민들이 사랑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2층짜리 주택을 일부 리모델링해 조성한다.

체험관 1박 숙박료는 1만원으로, 무보가 자녀를 동반해야 입실할 수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구도심의 특성에 맞는 체험관을 조성하면 자연스럽게 지역을 찾는 사람이 늘고 다른 관광지와도 연계돼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대했지만, 지역 주민들은 “쪽방촌을 관광지로 만들어 상품화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익명의 한 마을 주민은 “지난 5월 어린이날에 마을을 방문한 한 아이가 옆에 있던 친구에게 ‘공부 안 하면 이런 데서 살아야 한대’라고 말해 수치심을 줬다”고 격분했다.

논란이 된 괭이부리마을은 6ㆍ25 전쟁 직후 조성된 국내 대표적인 쪽방촌이다. 2015년 초 기준으로 230세대에서 300명 가량이 살고 있다.

괭이부리마을은 김중미 작가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지역이기도 하다. 2001년 방영 시작한 MBC 프로그램 ‘느낌표-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에서 첫 번째로 국민필독서로 선정됐다. 어린아이의 시각으로 달동네 구석구석을 묘사하면서, 열악한 환경에도 저마다 꿈을 꾸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희망과 의지를 전달한다는 평이다. 방송 이후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180만권 이상 판매되면서 전국에 독서 열풍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