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이 분단 70년, 광복 70주년이라는 관계개선의 호기에도 불구하고 그저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 8일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무산을 시사하는가 하면, 같은 날 적십자 채널을 통해 울릉도 근해에서 구조돼 귀순의사를 표명한 3명을 포함한 북한 선원 5명 전원의 송환을 요구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단호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까지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 선원 문제에 대해서는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북한이 광복 70주년이라는 판을 깨려하는 상황에서 남한은 속수무책인 셈이다.
일단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조치는 다분히 계산된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9일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의 대북정책에 불신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길들이겠다는 의도인데, 이 여사의 방북이 성사되더라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입장에서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인연을 생각해 이 여사에게 예의는 갖춰야 하겠는데, 오면 좋겠지만 안 와도 그만인 상황”이라며 “선원 5명의 송환 문제까지 연관되다 보니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이 여사 방북 문제까지 거론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광복 70주년을 바라보는 남북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보니 앞으로도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민관 합동의 광복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정부가 아니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8ㆍ15 남북공동행사를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무반응이다.
북한은 8ㆍ15 광복절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당 창건 70주년을 전후해 장거리로켓 발사나 4차 핵실험 등 대형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서울 개소와 정부의 대북 금융제재 조치, 그리고 북한의 광주 유니버시아드 불참과 우리 국민 억류 장기화 등 이미 악재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형 도발이 감행된다면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정세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
임 교수는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선다면 북한이 마지못해 대화테이블로 나올 수도 있겠지만 정부가 오히려 시빗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며 “현재로선 북한의 도발과 돌발행동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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