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메르스 때문에 가족들과 집에만 거의 한 달가량 있었어요. 메르스도 진정되는 것 같고 백화점 세일도 한다고 해서 모처럼 가족들과 외출하면서 쇼핑하러 나왔어요.”
메르스 사태로 인해 거의 한달간 부진을 계속했던 백화점들이 지난 26일부터 일제히 정기세일에 들어가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주말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특별행사장에는 다른 매장들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원피스와 휴가용품 등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몇 달만에 계산대에는 물건가격을 계산하려는 대기줄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또 평소보다 차량도 많이 몰려 롯데백화점 소공점 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백화점 인근에 진입하려는 차량 행렬 때문에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정현석 영업전략팀장은 “이번 달은 메르스 여파로 인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역신장세를 이어왔지만, 세일 첫 주말을 기점으로 반등해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조금씩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휴가철을 앞두고 레저, 패션잡화 등 야외활동에 필요한 여름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이 메르스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도심 대형쇼핑몰과 교외 프리미엄아웃렛 등도 쇼핑에 나선 가족 고객들로 북적이면서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보였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주말(26~27일)기간동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기존점 기준) 늘었다. 주류(25.4%), 레저(13.5%), 스포츠(11.9%), 영트랜디캐주얼(16.3%), 패션잡화(10.1%)의 매출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기존점 매출은 3.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가정용품(8.9%), 해외패션(7.1%), 여성패션(6.3%), 영패션(2.9%) 부문이 호조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도 작년대비 1.7% 증가했다. 메르스의 영향으로 외식 대신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것을 반영한 것인지, 가전(59.9%)과 주방용품(45.8%) 매출이 뚜렷하게 늘었다. 컨템포러리(24.5%), 침구(12.3%), 주얼리(8.6%) 부문도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백화점 매출이 플러스로 돌아선 건 메르스 사태가 터진 후 처음이다. 6월 한달 신세계백화점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첫째주 -8.8%, 둘째주 -8.1%, 셋째주 -4.5%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세일 첫 주말 실적은 6월 들어 처음으로 전년대비 신장세로 돌아섰다”며 “점차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방증으로, 특히 생활장르의 경우 그간 쌓여있던 소비 수요가 집중돼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메르스의 영향으로 외식보다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사회적 분위기로 주방 장르가 큰폭으로 신장했다”고 했다.
하지만 면세점과 명동에는 메르스 여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롯데백화점 소공점과는 달리 건너편은 딴 세상처럼 보였다. 명동 화장품 가게에는 주 고객층이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으며 손님보다 근무하는 직원들이 더 많은 모습이었다.
면세점 사정도 비슷했다. 면세점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중국말도 거의 들리지 않았고 여름 휴가를 앞두고 외국여행을 하려는 내국인들이 주를 이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경우 차츰 메르스 공포에서 벗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인 것과 달리 외국인 비중이 많은 면세점과 명동 등에는 여전히 메르스 타격의 그림자가 걷히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다.
면세점 관계자는 “해외여행 특성상 앞으로 1~2개월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미미 할 것”이라며 “예년처럼 회복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