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김봉옥(61) 충남대병원장, 신용현(54) 표준과학연구원장, 최순자(63) 인하대 총장.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바로 각 업계에서 최초로 리더 자리에 오른 여성이라는 것이다. 남성도 되기 어렵다는 학교ㆍ기관 등의 ‘장(長)’이 되기까지 이들 여성 리더들이 부딪친 유리천장은 그야말로 수도 없다.
이들은 남성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성과를 도출함으로써 유리천장을 극복했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대병원장인 김봉옥 원장은 “1988년 우리 대학 재활의학과 전임강사로 와 일을 시작했지만, 과장과 주임교수 이상의 보직이 주어지지 않았다”면서 당시의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돌파구는 하나였다. 김 원장은 “재활 의학 전문성을 인정받자 어려움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의대 학장 직선에 도전했다 떨어지는 등 유리천장에 부딪쳤을 땐 외려 대한재활의학회장, 한국의지보조기학회, 한국여자의사회 등 대외적인 활동에 힘을 쏟아 크고 작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2013년 8월엔 세계여자의사회 제29차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장으로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았는지 2013년 병원장직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표준연 공채 여성연구원 1호인 신용현 원장도 입사 당시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에 적잖은 고충을 겪었다.
신 원장은 “내가 연구소에 입사한 1984년 당시 여성 연구원은 극히 드물었다”며 “젊은 여자는 모두 미스 아무개로 부르고 반말하는 게 예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무에 대한 부단한 노력, 많은 사람들에게 얻은 신뢰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표준연의 두번째 여성 원장이 됐다.
신 원장은 “여성 리더들은 도전적이지 못하고 감정적일 것이란 편견, 조직 장악력이 나쁘단 편견이 있지만, 실제론 더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면서 “이러한 편견을 깨는 데 중요한 것은 다방향 소통, 착한여자 콤플렉스 버리기”라고 말했다.
또 신 원장은 “네트워크에 투자하라”면서 “아는 것은 힘이지만, 사람을 아는 건 더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인하대 최초의 여성 총장이자 두 번째 모교 출신 총장으로 선임된 최순자 총장도 신 원장과 마찬가지로 ‘인맥’을 강조했다.
최 총장은 “많은 여성들이 당면한 문제에 무작정 부딪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사회엔 많은 돌파구가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땐 물러나고 도움을 받을 땐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총장은 이를 위해 “타인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면서 “여성에 대한 보편적 편견을 깨고 모든 면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생을 길게 보고 자신의 능력과 내공을 쌓아두면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에 매진하다보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총장 본인 역시 이러한 노력 끝에 총장직에 올랐다. 최 총장은 “13명의 총장 후보 중 나만이 유일한 여성이었다”면서 “심지어 마지막 심사 때는 꼴찌로 올라갔지만, 임기 내에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여성의 섬세함 등을 피력한 결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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