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민감사 “기숙사 신축 허가 부당” 마포구청 전문가 아닌 옴부즈맨이 심사 “불복” 재심 요구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서울의 대표적인 마을공동체인 성미산마을 주민과 마포구청의 싸움에서 서울시가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마포구청이 주민감사 청구 결과에 불복 재심을 요청해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성미산마을 주민 208명이 청구한 성미산 형질변경 및 건축심의 관련 주민감사에서 마포구청의 홍익대 기숙사 신축 허가 과정의 부당함을 인정, 구청 직원 6명을 징계 처분하고 시정 등 행정조치를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마포구청과 성미산마을 주민의 갈등은 2012년 7월 마포구 도시계획위원회가 홍익대(학교법인 홍익학원)의 요청에 따라 임야와 대지라 건물을 지을 수 없었던 성미산 기슭(성산동 39-35 등)을 일반주거지역으로 형질을 변경시키는 안을 ‘건축심의 과정에서 민원해소 방안을 반영하라’는 조건을 붙여 통과시켰다.

그러나 마포구는 이듬해 2월 한차례 주민설명회만 연 뒤 홍익대가 해당 부지에 외국인 기숙사를 지을 수 있도록 건축 허가를 내줬다.

생태공원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며 기숙사 설립을 거세게 반발했던 성미산마을 주민들은 서울시에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구청이 토지 형질을 변경한 과정에서 주민 민원을 무시하고, 건축 심의마저 통과시켜 주민 권익을 침해했다는 것이 요지였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대해 마포구 측은 “건축허가와 개발행위 허가 중 홍익대에게 내준 것은 개발행위 허가일 뿐 건축허가를 내 준 적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는 건축허가가 잘못 됐다고 했다”고 주민 감사에 따른 처분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개발행위 허가에 대해서도 “절차대로 진행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홍익학원은 앞서 2010년에도 주민들의 반대 속에 부속 초ㆍ중ㆍ고교의 성미산 이전을 강행했고, 주민들이 조성한 산림을 훼손하는 등 갈등이 커졌다.

서울시는 성미산 주민들이 제기한 주민감사를 벌여 마포구가 주민 갈등을 해소할 논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마포구청이 2010년 홍익학원이 불법으로 성미산 산림을 훼손하고 토지를 전용한 것을 적발했지만, 적법한 원상복구 절차 없이 개발행위를 허가한 것도 문제가 됐다.

서울시는 마포구청 해당 과에 시정 2건ㆍ주의 2건과 함께 민원해소를 위한 주민의견 수렴절차 및 관리를 개선하라는 권고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직원 2명을 경징계 하고 훈계 1명, 주의 3명 등 6명을 신분상 조치했다.

마포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건축허가와 개발행위 허가 중 건축허가는 내어준 적조차 없는데 허가에 잘못이 있다고 하고 개발행위 허가도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포구 한 관계자는 개발행위 허가에 대해 “도시공학ㆍ조경학 교수 등 도시 관련 전문가 7~8명으로 이뤄진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의해 심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감사 처분에 대해선 “내주지도 않은 건축 허가를 잘못된 허가라고 하고 개발행위에 대해서도 절차를 모두 따랐는데 취소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민 감사는 전문가가 아닌 옴부즈맨 제도를 통해서 이뤄진다”며 “주민들이 뭉쳐 감사하는 것이라 개발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지난 19일 감사 처분 전체를 취소하라는 내용의 재심을 서울시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