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경찰의 강력처벌 방침에도 아랑곳 않고, 보복 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뒤따르던 차량의 전조등이 너무 밝다는 이유로 쇠구슬 쇠총을 발사해 상대방 차량의 유리창을 부수거나, 앞서 가던 오토바이가 느리게 가는 데 불만을 품고 승합차로 오토바이를 밀어버리는 등 그 방식도 위험천만하다.
전문가들은 사회에 대한 불만 등이 보복운전을 낳았다고 지적하는 한편, 해결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보복운전에 이어 폭행까지 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A(44) 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1시54분께 서초구 고속터미널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 대기 중 옆 차로에 있던 아우디 차량의 운전자 B(31) 씨를 상대로 급진로 변경 후 급제동을 하는 등 보복운전을 하다 앞차를 들이박은 것도 모자라 B 씨 등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보복운전을 한 이유는 ‘자신보다 어린 나이에 고급 외제차량을 타고 다니며 음악 소리를 크게 틀었기 때문’이었다.
같은 달 17일에는 법인 택시 운전자가 개인 택시 운전자의 차량을 자신의 택시로 가로 막은 뒤 등산용 칼로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법인 택시 운전자 A(74) 씨는 도로변에 대기 중이던 손님을 먼저 승차시키기 위해 진로 변경을 시도했지만 B 씨가 진로를 양보하지 않자 자신이 태우려는 승객을 가로채려 한다고 오인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이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최근 보복운전이 심화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사회에 대한 불만족’을 꼽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기분이 좋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경우엔 누군가 끼어들어도 충분히 참고 넘어갈 심리적 여유가 있겠지만, 일상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타인의 침범이 더 불쾌하게 다가오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내 앞으로 끼어드는 것 자체를 ‘내 영역에 대한 침범’으로 의식한다는 것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관용이 부족한 점, 미성숙한 운전 매너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한 설문조사에서는 보복운전 가해자 10명 중 8명이 “상대가 미안함을 표시했다면 용서했을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보복운전 해결방안에 대해 “물론 처벌 강화가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면서 “다소 추상적이지만, 사회에 불만이 되는 요소들을 제거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운전 매너 교육과 처벌 강화 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경찰은 최근 보복운전 건수가 크게 늘며, 보복운전 행위에 대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흉기 등 협박죄를 적용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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