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이 임박했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28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그리스는 다음달 5일 국민투표를 통해 채권단의 긴축요구를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한다. 국민투표에서 이 나라 국민들이 채권단의 구제방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선택하면 그리스 사태는 안정을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리스의 정치적 혼란과 함께 국제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그리스는 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 프로그램 5개월 연장안을 받아들이면 정부 부채만 늘어나고 나중에 더 가혹한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로그룹 역시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 요청을 거절함에 따라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이달 30일 끝난다.

그리스 정부는 이달 5일 만기가 돌아왔던 3억 유로(약 3781억원)를 포함한 부채 15억3000유로(약 1조9000억원)를 이달 말에 일괄적으로 갚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그리스가 한차례 연기한 만기일(30일)에 맞춰 채무를 갚을 가능성은 작다.

IMF는 채무 상환 실패를 디폴트가 아닌 ‘체납’으로 규정하고 있다. 차관 성격의 IMF 채무는 국제신용평가사의 평가 대상이 아니어서 상환 실패로 그리스 등급이 ‘D’(디폴트)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채무 상환 실패를 사실상의 디폴트로 간주해 자산 가치에 반영해 온 상태다.

ECB는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등이 발생한 그리스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ECB가 그리스에 ELA ‘파이프’를 유지하면 그리스는 어떻게든 견딜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7월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35억 유로의 ECB 채무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ELA는 더는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디폴트로 국제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그렉시트 여부에 따라 충격파의 정도는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그리스와 유로존 모두 그렉시트를 반기지 않는 상황이다. 그리스 국민을 상대로 한 최근 여론조사에 응답자의 56%가 유로존 잔류를 원했다.

그동안 유로존 재무장관들도 그렉시트는 없을 것이라는 발언을 줄기차게 했다.

전날 유로존 18개국 장관들은 “유로존 회원국인 그리스의 이익을 위해 적절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다시 회의를 재개할 준비가 됐다”며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기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렉시트가 당장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그리스 문제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일체제를 유지한 유로화의 구조적 결점을 드러내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에서 좌파 세력이 위세를 떨치면서 단일통화로서의 유로 체제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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