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ㆍ김진원 기자]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에게 한밤 테러를 가한 60대 사업가가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하고 검찰의 사건 처분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조인 테러의 원인에 대한 분석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석궁 사건과 이번 사건 모두 계획된 범행이라는 점에서 법조인에 대한 테러는 ‘오래된 원한’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법조인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관의 지위를 앞세운 법원-검찰 상대 로비로 사건 처리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거나, 사건 관계인이 평생 안고 갈 상처를 남기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검사장 출신인 박영관 변호사는 ”법이라는 것은 사회적 약속“이라는 대전제를 강조한뒤 ”사법이 공정한 것과 별개로 승패는 반반이고, 언제나 결론이 옳은 것은 아니어서 사법불신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먼저 법조계가 반성해야 한다. 피가 통하는 사법이 되야 한다. 너무 냉정하게 수사하고 판결하는 것만은 정의가 아니다. 소송 당사자들을 충분히 납득을 시키는 노력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재 서울고등법원 공보관은 “법률가에게는 수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일지라도 당사자들에겐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이니 가능하다면 충분히 말을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부당하다고 느끼면 생업에 복귀하지 못하고, 피케팅 시위에 나서는데, 생전 겪어보지 못한 사건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세심하게 잘 대해줘야 한다”고 법조인들의 포용력을 주문했다.

박상융 변호사는 “고위층, 고위 판검사를 지낸 사람은 사건을 맡을 때 조심해야 한다. 상대방은 힘이 없고, 돈이 없고, 빽이 없고, 권력을 가진 사람과 연결 못해서 진 것으로 여긴다”면서 “감싸주고 설득하고 설명하는 등 한을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대검 중수부장, 서울고검장을 역임한 박 변호사가 과거 자기 업무영역과 관련된 피의자가 의뢰인인 이런 사건을 맡지 않는 것이 맞다. 대한변협 회장까지 출마했던 분인데 사건을 가려서 해야 한다. 고위직 출신들은 서민들을 중심으로 수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경진 변호사는 “초기에 분노가 조그맣게 쌓인 것이,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증폭이 되는데, 이런 분들은 상대가 전관 변호사라서, 자기 변호사가 적극적 변론을 안해서 졌다가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검찰의 잘못된 수사나 판사의 오판이, 분노를 키울 수도 있으므로 검사와 판사 본연의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궁 테러 사건 직후 이던 2007년 1윌 당시 서울서부지검 강영권 공판전문 부장검사는 “분쟁의 와중에 휩쓸려 살고 있는 우리 검사들은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은 생각 없이 ‘그런 (상처받을) 말’을 해서 당사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석궁테러 가해자의 패소)판결문을 읽고 제일 먼저 가슴이 뜨끔했던 것은 판결문 중 ‘기준에 현저하게 미달한다’, ‘더 이상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다’ 등의 표현이었다”면서 법조인들은 분노를 자극하는 표현 등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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