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르스환자 건양대병원 르포
평소 외래환자 3000여명으로 북적였던 대전 건양대병원 1층 로비에는 겨우 열 명 정도만 서성일 뿐이었다. 병원 직원 10여명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입구를 지키며 드문드문 들어오는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손세정제를 도포해주거나 열감지 카메라로 확인했다.
병원입구도 단 한곳만 열어 놓았다. 방문객이 들어오는 통로를 일원화해 혹시 모를 메르스 의심환자의 이동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건양대병원은 국내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와 평택성모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썼던 16번 환자가 대전대청병원을 거쳐 지난달 28~30일 입원했던 곳이다. 이 환자가 입원 당시 밀접접촉했던 다른 환자와 보호자 9명이 감염돼 일명 ‘메르스 병원 명단’에 올랐다. 이들 가운데 사망자도 나오다보니 일반인들에게 ‘건양대병원=메르스병원’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건양대 병원에는 16번 환자와 접촉 가능성이 높다고 간주된 3명만 음압병실에 격리된 상태다.
황원민 의료원 홍보실장(신장내과 전문의)은 “메르스 확진자는 바로 국가지정병원인 충남대병원으로 이동된 상태로 격리자 3명만 음압병실에서 입원 중”이라며 “16번 환자와 접촉가능성이 높은 의료진 및 직원 등 140여명조차 자가격리 중으로 현재 병원은 메르스에 대해 철저하게 방어벽을 쳐놓았다”고 강조했다.
건양대 병원은 메르스 사태 이전 일일 외래환자가 3000여명이었지만 현재는 80%가량 줄어 500~600여명에 불과하다.
황 실장은 “일일 손실액이 5억원 가량으로 열흘동안 총 손실액이 50억원 이상”이라며 “앞으로 손실액이 눈덩어리처럼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월급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 의료진이나 직원들은 “금전적인 우려보다 더 큰 걱정은 가족들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성경모 홍보팀장은 “자녀가 있는 의료진이나 직원의 경우 해당 학교 또는 학부모에게 ‘당신이 병원에서 일하고 있으니 당신 아이를 당분간 학교에 보내지 말라’, ‘얼른 데리고 가라’ 등의 문자나 전화를 받곤 한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는 “며칠 전 익명의 한 주부가 10만원을 보내주면서 의료진 간식비로 쓰라고 보내줬다”며 “이런 격려과 응원으로 병원이 조금씩 생기를 찾고 있다. 격려와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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