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전 없이 초반부터 정공법…당내 계파모임 중지 등 직격탄
첫 출발부터 강력했다. 당내 계파 갈등이 첨예해 초반 탐색전은 ‘낮은 자세(로키ㆍlow key)’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애둘러 가지 않았다. ‘정당ㆍ공천ㆍ정치’ 등 3대 분야 개혁을 외쳤고, 모든 의원들에게 기득권을 내려 놓으라고 요청했다.
극심한 내홍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의 ‘구원투수’인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27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공식 등판했다.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초계파 혁신위원회’의 장 직(職)을 수락한지 사흘만이다.
그는 최고위원들과 상견례 뒤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저는 사약을 앞에 두고 상소문을 쓰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취임 일성(一聲)을 날렸다. A4 용지 석장 분량의 회견문엔 ‘절벽’, ‘처참’, 한 가닥 동아줄’ 등 당의 위기를 표현하는 단어들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
김상곤 위원장은 혁신의 키워드로 ▷실력있는 정책 정당 ▷활력있는 젊은 정당 ▷책임 있는 신뢰 정당 등 3가지를 꼽았다. 이는 김상곤 호(號)가 출범하기에 앞서 정치권 일각에서 호남 다선(多選) 의원 물갈이 등 파급력이 큰 사안을 실행에 옮길 것이고 전망한 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대목이다. 그가 만들어낼 혁신안에도 이같은 기류가 반영될 가능성이 커 파장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원회는 정당개혁, 공천개혁, 정치개혁의 무겁고 준엄한 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아울러 “새정치연합이 바로 서지 않으면 정치개혁의 희망도 사라진다”며 “새정치연합의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 놓고 낮은 자리에서 겸허히 혁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금부터 혁신위원회의 활동기간 중 패권과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계파의 모임조차 중지하기를 요구한다”고 사실상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바로 지금부터 혁신은 시작될 것”이라며 “혁신위원회의 앞 길을 가로막는 그 어떤 세력이나 개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곤 위원장은 당장 이날부터 당내 주요 계파를 그룹별로 나눠 대면접촉을 통해 당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혁신을 위한 총의를 모은다는 복안이다. 밑바닥 민심까지 확인한 뒤 세부 혁신안을 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앞서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그를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개혁 관련 권한 일체를 일임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표는 “혁신의 목적은 우리 당을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정당, 궁극적으로 집권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혁신위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이 바라는 혁신을 강단있게 해나가도록 전폭적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혁신의 길에 그 어떤 제약도 없다”고 밝혀 김상곤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정치권에선 김상곤 위원장이 다음달 2일 열릴 예정인 새정치연합 워크숍에서 혁신의 세부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성원ㆍ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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