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발생땐 CEO 퇴진 할수도…” 책임 부담 높아 소극적 운영

사상 초유의 전화(텔레마케팅ㆍTM) 영업 금지가 해제됐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전화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가 단 한건의 개인정보라도 문제가 될 경우 최고경영자(CEO) 퇴진까지 거론한 상황인 탓에 보험사들이 적극적인 전화영업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TM 관련 민원이 발생하면 돈으로 무마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전화영업 의존도가 높은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는 전화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전체 TM조직의 15% 가량만 운영되고 있다. 동부화재 등 일부 손보사는 이번주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나, 삼성화재 등 일부사들은 재개 계획도 잡지 못한 상황이다. 정부가 TM영업을 허용했는데도 손보사들이 TM영업에 소극적인 이유는 활용 가능한 고객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고, 문제 발생 시 책임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는 최대 10만명에 달하는 텔레마케터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비난에 밀려 부랴부랴 전화영업 금지조치를 풀었다. 다만 합법적으로 수집한 고객정보인지 검증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는 CEO의 확약서를 받은 보험사부터 TM을 재개하도록 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조건에 맞춰 합법 정보로 검증해 신고한 정보는 전체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백만건에 달하는 고객의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선 녹취록 및 계약서 서명을 재확인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TM영업을 다시 하라고 하나, 만일에 하나 검증되지 않은 DB를 활용하다가 민원 등 문제가 발생되면 CEO가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며 “누가 이 같은 부담을 안으려 하겠느가”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소속인 전속 TM조직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법인대리점(GA) 등 비전속 모집조직의 경우 정부의 고용유지 요청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정보유출 책임을 물어 KB국민ㆍ롯데ㆍNH농협카드에 대해 3개월 영업정지를 의결하면서 카드사 모집인에 대한 생계 보장을 강력히 지도했으나, 해당 카드사 텔러마케터들의 일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김양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