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중앙 및 지방정부와 비금융공기업의 부채를 포함한 한국의 공공부문 부채가 2012년말 기준 8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이 산출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작은 규모로 집계됐다. 이와 별도로 공무원 연금, 국민연금 충당부채와 민간부문에서 채무 불이행 시 공공부문이 떠맡는 보증채무는 613조원에 달한 것으로 산출됐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일반정부와 비금융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부채는 모두 821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대비 64.5% 규모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공동으로 지난 2012년 6월 마련된 공공부문 부채 작성지침(PSDS)에 따라 산출된 것으로, 정부가 이를 공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준으로 산출한 지난 2011년 공공부문 부채 753조3000억원보다 67조8000억 증가했다.

중앙ㆍ지방정부의 회계 및 기금과 비영리공공기관의 빚이 담긴 일반정부 부채는 2012년말 기준 50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73개 비금융공기업 부채는 389조2000억원 규모다.

일반정부와 비금융공기업간 채무거래 72조8000억원은 국제지침에 따라 내부거래로 간주해 제거했다. 국민연금과 비금융공기업 간 채무증권(30조8000억원)이나 국민주택기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융자(29조7000억원) 등이 해당됐다.

정부의 이번 산출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적은 수치다. 산업은행, 기업은행은 물론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 부채가 제외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공공부문 재정통계 산출방안’ 용역에서 금융공기업까지 포함해 공공부문 부채를 산출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33조원 규모의 산업은행 채권과 65조원 가량의 중소기업은행 채권만 부채에 더해져도 약 100조원의 공공부문 부채가 늘어나게 된다.

이태성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그러나 “일반적인 부채는 수입 부족분을 국공채로 발행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데 반해 금융공기업은 예금자체가 그대로 부채로 나타나 특성이 전혀 다르다”며 금융공기업을 부채 산출에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공기업은 부채에 대응하는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을 보유하는 등 부채 성격이 다른만큼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등을 통해 별도로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금성격이 아닌 수출입은행 등의 부채를 제외시킨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주요 연기금이 보유한 국공채도 부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상규 기재부 재정업무관리관은 “공기업 부채 등 향후 재정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공공부문의 재정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공공부문 부채를 공표한다”며 “국가채무에 전체 공공기관 부채 등을 단순 합산할 경우 부채가 과다 계상돼 대외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