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철은 김정일이 발탁한 인물…원로들을 보는 답답함 드러낸듯 권력 위협요인 제거 가속도 전망…핵심요직에 젊은 측근인사 배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제1위원장이 김정일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충분한 후계자 수업을 받지 못한 채 젊은 나이로 최고 권력자 지위에 오른 상황에서 아버지 시대의 권력과 권위를 갖고 있는 원로들은 유일영도체계 수립에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최근 한 대담에서 “김일성은 30대 초반의 나이에 대장 노릇을 했는데 29살 때 정권을 잡은 김 제1위원장은 그렇게 어린 나이가 아닌데도 나이에 지나치게 신경 쓴다”며 “김 제1위원장이 나이가 어린데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현지지도를 나갈 때 고령의 간부들이 쫓아오지 못하거나 말귀를 못 알아듣는데 대해 답답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이 김 제1위원장 군부내 세습기반 구축 및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발탁했던 현영철이 회의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처단됐다는 점은 김 제1위원장이 원로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압축적으로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김 제1위원장의 국가원로를 대상으로 한 ‘세대전쟁’은 현영철 숙청만이 아니다.

김 제1위원장은 2012년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순간부터 당ㆍ정ㆍ군 핵심요직에 젊은 측근인사를 배치하면서 세대교체를 통해 권력강화를 도모했다.

지난해 부총리로 임명된 임철웅이 대표적 인물이다. 1962년생인 임철웅은 53세에 불과하다. 앞서 부총리에서 물러난 강석주(76), 강능수(85), 조병주(73), 김인식(67), 전승훈(64) 등에 비하면 적게는 열 살에서 많게는 서른 살까지 차이가 난다.

우리의 국회의원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연령 역시 김정은 시대 들어 젊어졌다.

김정일 체제 때인 2009년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때는 11기에 비해 오히려 연령이 올라갔지만,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지난해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에서는 60대 이상이 10명중 3명에 불과할 정도로 구세대가 줄었다.

통일부가 분석한 북한의 파워엘리트의 연령 역시 2011년에는 당 72세, 내각 63세로 평균 69세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50대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평균연령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개발경제위원회 등 새롭게 조직을 꾸리는 경제 분야에서도 외교관 출신의 젊은 인재들이 전면에 배치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제1위원장 측근그룹으로는 40대와 50대 초반까지 등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상은 김 제1위원장이 공을 기울이고 있는 핵ㆍ미사일 등 군수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병호 전 당 군수담당비서가 사망한 이후 핵ㆍ미사일 연구진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조춘룡 제2경제(군수경제)위원장을 비롯해 홍승무, 홍영칠 부부장 등 젊은 세대가 약진했다. 이들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초반부터 형식보다 실리를 내세우면서 당과 내각, 군부에서 세대교체가 꾸준히 진행됐다”며 “김 제1위원장이 원로들의 조언을 잔소리로 여기는데다 자신의 권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 숙청 등을 통한 세대교체 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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