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효과, 투자·소비로 연결 안돼 경제 전반 활력 불어넣기엔 한계 오히려 거품·가계부채 키울 수도 펀더멘털 개선, 선순환 유도해야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이것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자산효과’의 실물경제 파급경로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나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자산시장만 활기를 띠면서 경제 불균형이 심화하는 등 후유증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저금리 등으로 시중에 풀린 돈이 자산시장에만 머물고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을 경우 자칫 거품이 낄 뿐만 아니라 가계부채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통화정책 완화의 효과가 1차적으로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실물경제까지 이어지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실물경제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규제완화와 구조개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단연 활기를 띠는 것은 저금리로 시중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코스피지수가 3년8개월 만에 2100선을 돌파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유럽 등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데다 1%대의 저금리로 수익이 낮은 예ㆍ적금보다 주식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추세에 올해 1분기 기업실적도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해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유럽의 양적완화 등 글로벌 유동성에 기대 올해 4분기까지 상승 랠리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도 장기적인 전셋값 상승과 금리부담 완화로 주택매매가 늘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부동산시장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27만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자산시장의 활기가 실물경제로까지 확산되는 힘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현재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를 떠받치는 요소들이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 2월 전체산업생산은 0.8%로 지난해 같은 기간(1.5%)보다 증가세가 더 둔화됐다. 특히 기업들의 기계, 설비 투자는 올해 2월 3.6%로 전년동기대비(13.9%)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는 소매판매를 중심으로 5.5% 증가하며 전년(-0.4%)보다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결국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한 상황에서 저금리,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시중에 풀린 돈으로 자산시장만 활기를띠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심화할 경우 거품이 낄 가능성이 크고, 가계 빚만 늘어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산시장의 활력이 기업 투자 확대로 이어져 일자리 창출, 소비 회복, 다시 기업의 생산이 증가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시중에 풀린 돈이 투자와 소비로 흐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지원, 연구개발(R&D) 투자 등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곳에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