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시청자들이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를 보는 것은 종영을 3주 앞둔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가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드라마는 10개만 하겠다”고 했던 임 작가의 공언을 돌아보니 ‘압구정백야’는 그의 마지막 10번째 드라마이며, 거기에 MBC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는 다시는 계약하지 않겠다”는 대응을 내놨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은 ‘압구정백야’에 대한 방송심의소위원회에 출석했다. 이날 방심위는 2월 방송된 ‘압구정 백야’의 5개 회차 분의 심의를 진행, 드라마 내용 일부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상 윤리성, 폭력묘사, 품위유지 조항 등을 위반했다며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의견 진술차 출석한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압구정 백야’는 149회로 종영하는데 앞으로 3주가 남았다. MBC는 임 작가와 차기작 계약을 하지 않았다.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를 다시 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또한 “내년부터 막장 드라마 역시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막장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 하니 (우선) 출생의 비밀만은 없는 드라마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MBC는 임성한 작가의 ‘오로라공주’에 이어 불과 10개월 만에 일일드라마 자리를 내주며 주 5회 방송에 무려 1억 2000만원(회당 2400만원)의 작가료를 주고 있다. 하지만 ‘막장’으로 치부되는 일일드라마의 속성상 시청률은 잘 나와도 광고 매출이 높지도 않은 상황에, 시청자들로부터는 ‘전파 낭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는 사례도 숱하다.

MBC의 경우 이미 지난 2013년 ‘오로라공주’가 심의에 올랐을 당시에도 “임성한 작가와 다시는 작업하지 않겠다”는 의견진술을 냈으며, 해당 드라마로 인해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장근수 본부장은 그럼에도 지난해 ‘압구정백야’를 편성한 것에 대해 “애초 막장이 아닌 젊은이들의 연애와 권선징악으로 마무리짓고 주제에 집중하겠다고 해서 하게 됐다. 2년 전 이야기기가 허언이 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작가가 되도록 대본을 지켜달라고 하고 잘 고쳐주지 않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작가권력’에 대한 이야기가 이날 소회의에서 언급된 것도 이 때문이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은 유독 심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많았고, 이날 회의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비단 임 작가 개인이 아닌 시청률에 의존하는 드라마 시스템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나, 매작품마다 징계를 받고 있는 임 작가의 드라마가 또 다시 심의대상이 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이번만큼은 초강수를 뒀다.

앞서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로 MBC는 관계자 징계의 최고 수위의 징계까지 받았음에도 같은 작가의 드라마를 편성하고, 제작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을 해치는 부분”이 많아 강한 제재가 필요하는 심의 의견도 나왔다. 이에 이날 방송소위에 참여한 위원 5명 중 4명은 5개 회차분의 ’프로그램 중지‘를, 나머지 1명은 ’주의‘ 의견을 냈다.

앞서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로 MBC는 ’관계자 징계‘의 최고 수위의 징계까지 받았음에도 같은 작가의 드라마를 편성하고, 제작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을 해치는 부분”이 많아 강한 제재가 필요하는 심의 의견도 나왔다.

방심위가 초강수를 두며 강력한 제재조치에 의견을 모은 가운데, 임성한 작가와 공생 관계를 유지해왔던 MBC는 스타작가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임 작가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장근수 본부장은 이날 소회의에서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임 작가는 드라마 10편이 목표다. 더이상 (대본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임성한 작가의 경우 1998년 MBC ‘보고 또 보고’로 장편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집필, ‘온달왕자들’(2000), ‘인어아가씨(2002)’, ‘왕꽃 선녀님’(2004), ‘하늘이시여’(2005), ‘아현동 마님’(2007), ‘보석비빔밥’(2009), ‘신기생뎐’(2011), ‘오로라공주’(2013)에 이어 이번 ‘압구정 백야’가 열번째 작품이다. 앞서 ‘신기생뎐’에선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기이한 설정들로 SBS 관계자들을 방심위에 들락거리게 만들었던 임 작가는 당시에도 SBS와 계약 해지 마찰을 빚은 이후 인연을 끊었고, MBC와의 공고했던 관계 역시 이번 작품으로 인해 마침표를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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