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30여개 불법다단계 영업…피해액만 수천억 -게임ㆍ통신 접목한 신종사기수법 등 날로 지능화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 전남 광양에 있는 한 주공아파트에 사는 강주희(가명ㆍ여ㆍ51)씨. 무직인 그는 지난해 겨울 지인의 소개로 A협동조합 전남ㆍ광주 지사장을 만났다. 이 지사장은 강 씨에게 A협동조합의 상품 구매하면 매달 300만원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꾀였다. 마땅한 수입원이 없던 강 씨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강 씨는 약 3개월간 2000만원을 투자했지만 원금의 절반도 받지 못했다. 강 씨는 A협동조합을 불법다단계로 보고 소재지 지자체인 서울시에 신고했다.
#. “사행성게임의 총 매출이 300조원에 육박합니다. 이중 얼마나 가져 가실겁니까? 또 불법사이트로 빠져 나가는 돈이 7조원이며 개그맨들도 다 여기에서 돈을 탕진한겁니다. 저희 게임에 투자하시면 불법사이트로 나가는 유저들을 끌어들여서 외화낭비를 방지하고 애국하는 길입니다.” 지난해 12월 B업체 사업설명회에 간 이용한(가명)씨. 강사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귀신에 홀린듯 사행성 오락게임에 투자를 했지만 돌아오는건 빈통장뿐이였다.
서민을 대상으로 한 불법다단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다가 게임ㆍ통신을 접목한 신종사기수법으로 날로 지능화 되고있어 범죄예방이 쉽지만은 않다.
13일 서울시 민생경제과에 따르면 무등록 불법다단계업체는 서울 시내에만 30여개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달한다. 최근 시 민생경제과는 경찰과 함께 불법다단계업체 3곳을 압수수색했다.
그중 한곳인 A협동조합은 전국을 돌면서 불법다단계 영업을 벌여 100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A협동조합은 투자자들이 의심하지 않도록 실제로 배당금을 일부 지급하는 치밀함도 엿보였다.
강 씨도 첫 두달은 30만~200만원씩 총 1000여만원이 통장에 들어왔다. 이후 A협동조합 지사장은 재구매 명목으로 강 씨에게 추가 구매를 원했고 강 씨는 없는 돈을 끌어모아 다시 송금했다. 그 후로는 더이상 배당금을 받지 못했다.
다른 피해자 최진혁(가명ㆍ33) 씨는 A협동조합에 207만원을 투자하고 세차례 배당금을 받았다. 높은 수익이 보장된 것으로 알았던 최 씨는 지인 5명을 A협동조합에 가입시키고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배당금이 지연되기 시작했고 손실까지 나면서 결국 지인과 함께 A협동조합을 탈퇴했다.
A협동조합은 이 같은 방법으로 3만여명의 조합원에게 불법다단계 및 유사수신행위를 벌였다. 피해액만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했다.
또 다단계에 게임이란 소재를 접목한 신종사기수법도 등장했다.
서울 구로구 디지털단지 부근에 소재한 B업체는 투자자 6000여명에게 ‘알송달송 도리직구’라는 사행성 오락게임에 투자하면 많은 배당금을 주겠다고 현혹해 137억원을 끌어들여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이들은 전국을 돌며 워크숍을 개최해 “사행성 게임의 총 매출이 정부예산 375조원에 맞먹고 불법사이트 유저들을 끌어들여 외화낭비를 방지하면 그게 곧 애국하는 길이다”라며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정부예산안과 비교하고 외화낭비와 세수확보라는 대의 명분까지 내세워 투자자들을 감언이설로 꾀어낸 것이다.
이외에도 서울 역삼역 부근 소재 C업체는 투자자 8만여명에게 통신 3사와 같이 통신교환기를 설치하면 통신접속료를 받을수 있다고 현혹했다. 이같은 다단계 형태의 유사수신행위로 인한 피해액만 50억원이 넘었다.
불법다단계는 피해보상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꼬득이면 무조건 가입을 거부해야 한다. 하지만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서민 생활 속으로 침투하고 있다. 특히 본인뿐만 아니라 지인들까지 연루되면서 피해 규모도 커졌다.
서울시 민생경제과 관계자는 “불법이 의심되는 다단계회사는 무조건 가입을 거부해야 한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나 시ㆍ도 공제조합 등 관계기관에 문의해 등록된 다단계업체인지, 불법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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