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ㆍ서경원ㆍ강승연 기자]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9일 새벽 유서를 남긴 채 돌연 잠적했다.
성 전 회장을 수사해 온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검찰의 사정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5시 10분께 집을 나갔고 성 전 회장의 유서를 발견한 운전기사가 오전 8시6분께 112로 신고했다. 이후 성 전회장의 둘째아들은 오전 8시10분께 직접 청담파출소를 찾아가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평창파출소와 세검정파출소 등에서 경찰인력 500명이 동원돼 성 전 회장의 위치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평창동 정토사 인근을 집중수색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울 종로구 부암동과 평창동 부근을 GPS로 추적 중”이라며 “GPS 분석에 의하면 성 회장은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유서는 현재 둘째 아들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이 돌연 잠적하면서 당장 검찰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의 잠적에 대해 “경찰과 긴밀히 연락하면서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성 전 회장이 8일 전격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수사에 대해 제기된 혐의들을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데 이어 이날 돌연 실종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가 자칫 무리한 수사로 비춰질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법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된 성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지난 6일 구인장을 발부한 상태다. 구인장은 법원이 심문을 목적으로 피의자 또는 증인을 강제로 소환하기 위해 발부하는 영장이다.
법원은 이날 성 전 회장이 불출석함에 따라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13일까지 집행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이후 심문기일을 지정하거나 검찰이 제출한 기존 증거만 검토한 뒤 영장을 발부할 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MB맨이 아니라 MB 정부의 피해자”라며 “자원개발 융자금을 횡령한 적이 없다. 유독 경남기업만 특혜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지난 6일 250억원 횡령과 800억원 융자 사기, 95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성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2004년 경남기업 회장으로 재직했고, 이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산ㆍ태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회장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2014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bons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