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사의 세계 <6> 거짓말탐지
1960년 국내 첫 폴리그래프 도입 지방청별 매년 300~400건 활용…정신불안땐 상반된 결과 나올수도
거짓말 탐지란 사람이 말을 허위로 ‘꾸미는’ 과정에선 반드시 신체적인 변화가 동반된다는 사실에서 착안된 수사기법이다.
쉽게 말해 각 사람에겐 ‘피노키오의 코’가 있다는 걸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신체 변화 중 생리적 반응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고안해 낸 장치가 거짓말탐지기(폴리그래프)다. 분석관과의 문답과정에서 용의자로 지목된 피검사자의 호흡, 피부전류, 심장혈관 등 자율신경계의 여러 반응을 이용해 진술의 진위 판별을 해내는 기계 장치다.
현재 경찰엔 전국적으로 30명의 폴리그래프 분석관이 활동하고 있다. 각 지방청별로 매해 300~400건 정도의 거짓말탐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태현<사진>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폴리그래프 분석관(경위)은 “기본 원리는 인간의 심리적인 감정이라는 것이 감정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반드시 외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표출되게 돼 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질문에 거짓으로 답변할 경우 차트 그림에서 심장박동수가 빨라져 호흡이 가빠진다거나 피부에 땀이 증가하는 등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거짓말탐의의 역사는 고대 중국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혐의자의 입 안에 마른 쌀 한 줌을 넣어 질문을 한 뒤 뱉어낸 쌀의 건습 여부를 따져보는 방식이 사용됐다. 거짓말시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게 돼 침샘의 기능을 억제한다는 원리에 따른 것이다.
서양에선 1885년 이탈리아 생리학자 롬브르노가 맥박변화를 읽는 방법으로 범인 검거에 성공한 것이 시초다.
이후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마스턴은 1915년 혈압 변화를 이용해 처음으로 현대적인 거짓말 탐지기의 틀을 갖췄고, 이후 생리학 박사를 받고 캘리포니아 경찰이 된 존 라슨이 이를 발전시켜 혈압, 맥박, 호흡을 동시에 자동 기록하는 폴리그래프를 탄생시켰다.
우리나라엔 1960년에 처음 폴리그래프가 도입됐다. 법원 판결에서도 폴리그래프 분석이 정황증거로 활용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거짓말 탐지기는 어디까지나 신체 반응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신불안자나 예민한 타입, 반대로 극도로 이성적이거나 냉철한 사람에겐 실제와 상반된 결과를 도출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반드시 면담 조사가 수반되게 된다.
면담 중엔 특히 피검사자의 미세표정(micro expression)이 녹화를 통해 정밀 관찰된다. 아무리 거짓말을 태연하게 잘하는 사람도 0.3초 동안의 경미한 표정 변화는 있게 된다는 이론에 따른 것이다.
보통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코를 손으로 만진다거나 눈동자를 굴리거나, 입술을 오므리거나 머리를 긁적이는 등의 순간을 포착해 내는 것이다.
이 분석관은 “개인마다 당혹스러움을 나타내는 표정을 잡아내는 과정”이라며 “하지만 면담의 최고 목표는 자백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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