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영향주는 발언 신중을” 정치권 등 금리인하 압박 일침…불확실성 극복 넘어야 할 과제로
#자칭 경제를 좀 안다고 하는 이들이 저녁 술자리에서 내기를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과연 4월에도 금리를 내릴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서다. 패는 팽팽하게 갈려 어느 누구도 독식할 수 없는 제로섬 게임으로 흘러 흐지부지 됐다.
#“전임 총재가 대외적으로 판을 키우며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이주열 총재는 조용하지만 실리를 챙기는 스타일이다. 외부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개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어느 쪽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외부에서 (금리를 놓고) 콩놔라 배놔라 하는데 한은의 독립성과는 전혀 하등의 관계가 없다”(모 대학 교수)
이주열호(號) 1년은 기준금리와의 싸움으로 점철된다. 시장은 매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때쯤이면 이러쿵 저러쿵 목소리를 쏟아냈다. 시장은 “앞으로 기준금리 방향은 인상 쪽”(14년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이라던 이 총재의 발언을 대놓고 무시했다. 심지어 정부와 정치권은 계속해서 금리인하에 탐욕을 부렸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이 총재는 지난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언급은 조금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기준금리 탐욕에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 1년의 반추이자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는 반격의 신호탄인 셈이다. 모 대학 교수의 지적처럼 ‘외부의 압박에 허둥대 금리를 내린다는 세간의 비판은 억울하다’는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갑작스런 세월호 참사,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국제유가 급락 등 대외 환경의 변화 등 외부변수가 녹록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한은 총재 앞에는 항상 숫자가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기준금리, 통화량, 기대 인플레이션율, 물가, 경제성장 전망치 등 한은 총재의 평가는 숫자와 함께 명암을 달리한다. “좌회선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다”는 비판도 녹록치 않은 경제상황에서 시장에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비판이다.
시장은 다시 4월 기준금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4월이 너무 이르다면 5월, 그것도 아니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배팅을 거는 쪽도 나오고 있다. 지난 1년간의 반추와 반격이 헛말이 되지 않으려면 시장에 ‘이주열’이라는 이름 석자를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 시장이 이주열의 확실성에 배팅을 걸 수 있도록…
한석희 기자/
hanimom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