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필수 기자]정몽구(77) 현대차 회장, 박삼구(70)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재현(55) CJ 회장은 생일이 같다. 3월19일이다. 정 회장은 38년생, 박 회장은 45년생, 이 회장은 60년생이다. 재벌 회장 가운데 생일이 겹치는 경우는 드물다. 세 사람은 이례적이다. 글피 생일을 맞는 세 회장의 근황은 정 회장 ‘맑은 가운데 종종 흐림’, 박 회장 ‘흐림’, 이 회장 ‘비’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오너 리더십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빅5 진입’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승승장구가 어울리는 요즘이다. 하지만 종종 구름이 낀다. 한전 부지 인수가액 과다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현대차, 기아차 주가가 최근 내리막인 이유다. 수입차들의 국내 시장 공세는 위협적이다. 현대기아차가 앉아서 ‘국민차’ 대접을 받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또 글로벌 빅5 진입은 판매대수라는 양적인 기준에 근거한다. 질적인 기준으로는 흡족하지 않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년 전 수준으로 후진했다.

박 회장은 피가 말리는 요즘이다. 그룹 경영권 확보의 기로에 서 있다. 경과는 이렇다. 2010년 워크아웃으로 그룹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갔다. 사재 출연 등 각고의 노력으로 지난해말 주요 계열사(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들이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되찾아와야 한다. 금호산업이 그룹 경영권의 열쇠를 쥔 ‘킹핀’이다.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이 있다. 문제는 쥔 돈이 없다. 우군이 필요하다. 누구를 엮어낼 수 있을까. 그룹 경영권이 걸린 거사는 올 상반기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최악의 상황이다. 횡령ㆍ배임ㆍ탈세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됐다. 항소심에서 3년을 선고받고,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와중에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현재 지병 때문에 구속집행은 정지돼 있다. 이 회장은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직도 속속 내려놓고 있다. CJ그룹은 오너 부재로 덩치 큰 투자가 멈춰 있다고 한걱정이다. 한창 성장가도를 달리던 CJ가 오너 리스크에 발목 잡혀 있다. 터널 끝은 언제 보일까.

각자 다른 상황, 다른 여건에서 19일 생일을 맞는 세 사람. 정 회장은 올해 회장 취임 16주년(3월), 박 회장(9월)과 이 회장(3월)은 13주년이다./


pils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