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진 매화는 포탄을 둘러 싸버렸다. 매화는 예부터 선비의 고결한 정신을 뜻했다. 전쟁은 안 된다는 마음 하나 하나가 꽃이 되어 포탄을 꼼짝 못하게 묶어버렸다. 전쟁의 아픔과 고통의 기억은 매화를 만나 화해와 평화, 희망으로 승화된다.
이 그림은 매화를 주로 작업해온 석종헌 작가의 작품이다. 전작에서 매화는 전통적인 구도와 색감을 계승하면서도 강렬한 색채대비를 통해 이상적인 정신을 구현하는 매개체로 활용됐다. 차가운 파란색 바탕 위에 흐드러지게 핀 매화의 구성은 단순한 식물로서가 아닌, 현대사회의 세상에서 지켜야 할 정신과 각오, 다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그려졌다. 이번 전시에는 한발 더 나아가 매화에 화해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제 석 작가에게 매화는 대상이 아닌 상징물이다.
매화를 인용해 국제적 갈등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석종헌의 작품은 오는 2월 5일부터 11일까지 종로구 갤러리그림손에서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