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실제보다 높은 가격에 정유사들과 유류 구입 계약을 맺은 국방부 산하 방위사업청이 뒤늦게 이를 바로잡기 위해 대금 지급을 미뤘지만 법원에서 패소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방사청은 정유사들에게 1400억원에 달하는 기름값을 지불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 한영환)는 SK에너지가 정부를 상대로 낸 물품대금 청구소송에서 “SK에너지에 575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SK에너지ㆍ현대오일뱅크ㆍ에쓰오일ㆍGS칼텍스 등 국내 4개 정유사는 2001년부터 싱가포르 현물시장 거래가에 해상 운임, 보험료, 통관료 등 수입 부대비용을 더한 예정가격으로 군에 납품할 유류 입찰에 참여해왔다.
감사원은 군납유류 입찰이 순수 국내 입찰이기 때문에 실제 발생하는 비용만 가산해야 한다며, 높게 산정된 예정가격에 계약한 방사청이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방사청은 정유사들이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상당 금액의 대금 지급을 거부했고, 이에 정유사들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방사청이 군납유류 가격에 수입 부대비용이 포함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으면서 이를 기초로 산정된 물품 대금을 정유사들에 계속 지급해왔다”며 “스스로 결정한 그동안의 계약을 착오에 의한 것이라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해 정유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방사청은 앞으로 예정가격 산정 방식을 바꾸는 방식으로 감사원의 지적을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유사들도 각자 방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모두 이겨 이들의 승소 금액은 총 1396억원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