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 호흡. 환상의 복식조. 이완구 총리가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시절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의 관계를 두고 정치권에서 나왔던 평가다. 둘은 당내 의원들을 통솔하며 세월호특별법을 통과시켰고 12년 만에 예산안 법정시한을 지켰다.
이랬던 그들이 한명은 총리 후보자로, 한명은 자진사퇴를 주장하는 제1야당 원내 수장으로 갈리면서 잠시 불편한 사이가 됐다. 특히 인준 표결에서 반대표를 단속해야 했던 우 원내대표는 중압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결국 우 원내대표가 그동안 혹독한 과정 속에 숨겨뒀던 속내를 드러냈다. 이 총리를 자신의 사무실에서 맞이했을 때 서로 부둥켜안고는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비췄다. 그러자 이 총리가 우 원내대표 등을 두들겨주며 같이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쳤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대체로 이날의 눈물을 수긍했다. 정치ㆍ외교ㆍ통일ㆍ안보에 관한 질문을 준비 중인 한 의원은 “우 원내대표는 당이 절차적으로 표결에 참여하도록 나섰고 결과적으로도 의미있는 수치를 얻어 게임에서 이겼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우 원내대표가 이 총리를 따뜻하게 맞이한 것은 게임의 승자로서 충분히 가능한 그림”이라고 말했다.
경제에 관한 질문에 나서는 한 의원은 “협상파트너에 창을 들이대는 것이 어려웠을텐데 우 원내대표가 그동안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 않다가 이 총리 얼굴을 보고 감정이 북받쳐 올랐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나친 온정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육ㆍ사회ㆍ문화에 관한 질문자로 나서는 한 의원은 “동료 의원들이 작심하고 송곳 질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제1 야당 원내대표가 화해모드를 연출한 것은 다소 성급했다”며 “당이 이 총리에게 벌써부터 온정주의로 바뀐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록 동료 의원들의 상당수가 우 원내대표의 눈물에 고개를 끄덕였을지 몰라도 청문회와 인준 표결을 지켜봤던 국민들로서는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자질부족이라며 들쑤시던 새정치연합의 행태가 결국 ‘쇼’였냐는 비아냥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kill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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