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의실종’ ‘초미니스커트’가 대세가 된 요즘 돌연 ‘짧은 치마’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섹시 콘셉트를 내세운 걸그룹의 타이틀곡에 쓰이면서 짧은 치마는 묘한 뉘앙스로 다가오고 있다. 사실 이 타이틀곡에 대한 관심은 노래보다 이들이 어떤 옷을 입고 나올지, 어떤 춤을 출지에 쏠리는 듯하다. 인터넷에선 ‘짧은 치마’란 말만 떠도 화르르 끓어오른다. 짧은 치마의 기준은 모호하다. 짧은 치마는 정말 짧은 치마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굳이 따지자면 무릎을 기준으로 약간 올라간 정도로 보는 게 적당하다. 미니스커트가 무릎 위 17cm 정도로 정의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짧은 치마의 느낌을 알 만하다. 짧은 치마는 입은 이와 보는 이 사이의 긴장을 유발시킨다. 대놓고 똑바로 짧은 치마를 볼 수 없다는 데 긴장의 수위는 높다. 짧은 치마를 입은 쪽보다 보는 이가 더 안절부절이다. 자칫 실수했다간 위험에 처할 수 있고 법적으로도 취약한 상태가 된다. 반면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는 당당하다. 몸매에 자신이 있건 없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입기로 작정했을 때 이미 도발은 시작된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짧은 치마는 ‘샤론스톤 포즈’도 마다 않는다. 보는 쪽은 더 바짝 졸아든다.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무릎 아래로 내려온 얌전한 스커트 혹은 맥시 스타일의 긴 치마라고 만만하게 봐서도 안 된다. 요즘 긴 치마는 무턱대고 그냥 긴 게 아니다. 트랜스포머형이기 때문이다. 지퍼 하나면 하의실종이 되는 19금 변신은 짧은 치마보다 더 아찔하다.
치마 길이는 흔히 경제의 지표로 읽힌다. 불황일 때 치마 길이는 자꾸 올라간다는 게 통념이다. 최근에는 조금씩 길이가 길어지고 있다. 짧은 치마 정도까지 내려온 걸 두고 경제가 나아진다는 지표로 읽어도 되는 걸까.
이윤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