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서만 조회… ‘의미없는 공개’ 비난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개혁ㆍ개방의 실험지구로 불리는 광둥(廣東) 성의 사오관(韶關) 시가 춘제(春節) 직후 중국에서 처음으로 공직자 재산 공개 제도를 시행한다. 그러나 내부만 조회할 수 있고, 외부에선 내용을 볼 수 없어 ‘의미 없는 재산 공개’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광둥 성 사오관 시 정전타오(鄭振濤) 서기는 지난 27일 광둥 성 12기 인대(人大) 1차 회의에서 사오관 시 스흥(始興) 현의 간부 공직자 526명의 재산 내용이 내부 사이트에 공개된다고 말했다. 그는 “음력 설인 춘제 직후 이 내용을 조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산 공개에는 월급ㆍ상여금ㆍ보조금ㆍ노동소득ㆍ부동산ㆍ자동차 등 6개 항목이 포함된다. 광둥 성은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직후 공직자 부패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지난해 말 사오관 시 스싱 현을 비롯해 광저우(廣州) 난사(南沙) 신구, 주하이(珠海) 시 헝친(橫琴) 신구 등 3곳을 재산 공개 시범지역으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스흥 현의 공직자 재산 공개는 내부에서만 조회가 가능한 ‘공시’고 외부인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개’가 아니어서 비난을 받고 있다.
네티즌은 “천둥소리만 울리고 비는 오지 않았다”면서 “자기들끼리만 볼 수 있고 외부인들은 조회할 수 없는 재산 공개는 별 의미가 없다”고 질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둥 성 체제개혁연구회 부회장인 펑펑(彭澎)은 28일 밍바오(明報)에 “외부에서 재산 공개 제도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서 “공시는 내부 공개를 말하며, 공개는 사회에 공개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직자는 마땅히 재산을 사회에 공개해야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공직자들은 대체로 재산 공개를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여기는 분위기이지만 일부 공직자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 재산 공개 제도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일례로 광둥 성 인대 대표인 예펑즈(葉鵬智) 광저우알루미늄 동사장(이사장)은 지난 24일 광둥 성 인대 예비 회의에서 “기율검사 부문이 평소에도 각종 수단을 동원해 공무원들에 대해 감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제도가 반드시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 있다”면서 “공무원도 사람이고, 사적으로 비밀을 가질 수 있다”면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