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와 부동산은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인구 유입과 주택, 토지 등과 상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시동이 걸린 산업화는 이농현상과 함께 도시화를 가속화시켰다. 그 결과,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을 가져왔지만 수도권 집중을 유발, 주택난을 비롯해 환경오염, 교통체증 등 과밀 후유증을 불러왔다.
또 경제ㆍ사회적 비효율과 지역 균형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한 게 사실이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1970년대 이래 수도권 정비법 등 각종 법령을 제정하고 그린벨트 등을 지정, 수도권 입지를 제한해왔으나 집중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게 사실이다.
수도권 비대화로 가장 많은 부작용과 시장변화를 겪은 게 바로 부동산 시장이다. 전체 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2500만명이 수도권에 집중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가용용지의 부족을 초래했고 이를 확대, 개발하는 과정에서 투기적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빈부 격차와 계층 양극화를 초래하는 단초가 되었다. 급기야 세종시라는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조성, 충청권으로 이전하고 144개 공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고단위 분산처방이 나온 것도 이 같은 심각한 부작용 치유를 위해서였다.
▶수도권 인구 유출 심화, 충청권으로 유입, 부동산시장 변화 예고=지난해 수도권 유입인구는 47만5000명이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떠난 사람이 46만8000명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출생과 사망을 제외하고 주민등록 이전으로 불어난 인구는 고작 6900명 선이다. 지난 2011년 수도권에서의 순유출은 8450명이었다. 1만명 미만의 인구 이동이 통계학적으로 무의미한 것을 감안해보면 산업화와 도시화가 마무리, 바야흐로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이 50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이는 향후 수도권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과거와 다른 양상이 나타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때 3.3㎡당 2000만원을 호가하던 분당신도시 아파트가 3년째 맥 추지못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에 원인이 있지만 수요구조를 들여다보면 인구 유출에 의한 하락 우려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스공사, 토지주택공사 등 5개의 대형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등 인구감소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떠난 자리를 메우기도 힘들거니와 추가적인 공급, 재건축 한계 등이 겹쳐 분당과 과천은 집값 폭락의 진원지가 되어 버린 셈이다. 공기업의 지방분산이 가져올 수도권 부동산 파급효과는 이제 시작단계이다. 향후 수도권 시장회복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수도권 인구유출은 은퇴자와 고령자들의 귀농ㆍ귀촌과 맥을 함께한다. 귀촌이 활발해질수록 유출이 심해질 것이다. 이미 지난해 40대 이상 연령층에서 수도권을 떠나 지방으로 향한 순유출은 무려 3만2000명에 이르고 있다. 한편 유출된 인구가 어디로 흘러갔는지 역시 중요하다. 인구집중에 따른 부동산시장 반사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인구유입이 늘어난 곳은 충청과 강원도로 총 6만8900명이 유입됐다. 영남권과 호남권의 인구유출이 심한 반면 충청권 등 중부권에서는 최근 10년간 13만7000명이 유입, 산업과 행정도시 입지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10년 이상 충청권 시대가 될 것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용인 동탄 파주 등 2기 신도시 및 택지지구 공급과잉=수도권 인구 유출과 베이비부머들의 귀촌 등이 심화되는 양상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신도시건설은 지난 7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05년 집값 상승기에 계획됐던 용인, 파주, 김포, 동탄, 남양주, 인천 등지 2기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의 신규주택 공급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가 추정한 2020년 주택 수요는 84만가구 수준이다. 하지만 경기도의 택지지구와 보금자리지구에서 추진 중인 물량만 따져도 106만가구에 이른다. 민간택지에 이미 건축허가를 받은 사업 물량을 고려할 때 이대로 두면 한 해 최소 50만가구 이상의 공급 초과가 예상된다. 주택유효수요는 감소하는데 공급이 늘다보니 수도권 집값 낙폭이 장기화되면서 미분양, 거래 부진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도권 지역 부동산 침체 원인으로 정부의 정책요인을 꼽은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KDI는 ‘부동산시장 동향분석 및 정책현안 ‘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시장 장기침체는 최근 5년 동안 대규모 주택개발사업이 진행돼 신규 아파트 공급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 2005년 이후 정부가 수도권에 택지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2007년 들어 주택공급이 과도하게 진행됐다는 것. 수도권 주택공급과잉 사례로 수도권 2기 신도시 개발을 꼽았으며 2018년까지의 택지수요까지 반영해 추진됐음에도 보금자리 주택공급이 실시됐다고 지적했다. KDI는 “공공기관 이전이나 베이비부머 은퇴 등으로 탈수도권화 유인이 많고 원거리 출근을 꺼려하는 경향까지 겹쳐 더 이상 주택 수요가 없을 것”이라며 “외곽 신도시 개발에 대해서는 새로운 대안 제시를 주문했다. 수도권에서 광범위하게 추진 중인 택지개발사업, 도시개발사업, 보금자리주택사업, 뉴타운 개발사업 등은 시장 수요, 가격경쟁력, 기반시설여건, 지역 주택지표 등을 기준으로 평가,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맞춰 주택 투자 역시 한계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주거 리셋, 구도심 개발 등 도시재생 활성화 필요, 신투자 대상=도시화(Urbanization)는 교외화(Su-burbanization)를 부르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 재도시화(Re-urbanization)로 이어지는 게 도시개발의 기본 공식이다. 이미 수도권은 재도시화 현상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유출이 시작되고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구도심개발의 비중을 대폭 늘려나가는 게 옳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민 주거지의 도심 입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출퇴근 비용 등으로 직주근접 형태의 이른바 그레이트 리셋이 진행 중이다. 이를 감안해 미국, 프랑스, 영국 등지에서는 역세권구도심개발(TOD)이 화두로 떠올랐고 이를 적극 추진 중이다. 더욱이 지방 도시 구도심의 피폐상황은 극에 달할 정도다. 혁신도시 등이 건설되면서 경제력이 양분되고 반쪽 도시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국에 건설 중인 10개의 혁신도시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 역시 필요하다. 공공기관만 덜렁 들어서는 텅빈 도시 건설을 축소하고 기반시설이 이미 갖추어진 구도심 살리기에 나서는 것이 효율적이다. 지역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커뮤니티 내에 일자리ㆍ보육ㆍ복지ㆍ교육ㆍ문화서비스가 함께 이뤄지는 융복합도시 개발 전략이 세계적 대세로 떠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 적극 수용하기 위해서는 도시재생 기금의 적극적인 확보와 관련 법령의 손질이 우선되어야 한다. 박근혜 새 정부가 10조원대의 도시재생 기금조성계획을 수립하는 등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나 혁신도시 건설 등의 이중 플레이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경제력이 약한 지방도시의 경우 신수요와 구도심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 이미 개발된 토지는 용도 전환을 통하여 지역 수요에 맞는 기능을 도입하도록 하고 토지보상비의 처리나 시행 주체의 다양화를 꾀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2500만이 모여 사는 수도권의 경우 도시 내 노후주택의 멸실과 신규주택의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공기업이 떠난 자리 개발만으로도 탄탄한 공급기반이 유지될 수 있다. 중앙정부는 기반시설을 적극 지원하고 지방정부는 일자리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장용동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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