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119구급대가 예정보다 2주 빨리 출산한 산모의 아기를 받았다.

22일 경기도 수원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분께 119상황실로 김모(30) 씨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가 출산예정일이 2주 정도 남았는데 갑자기 분만을 시작했다는 것. 게다가 3층 김 씨의 집 계단에서 아기가 나오기 시작해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5분 후 김 씨의 집에 도착한 수원소방서 지만119안전센터 소속 이정섭(44), 이은주(30·여) 구급대원은 급박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 만삭의 산모 양수는 이미 터져 있었으며, 혹시라도 움직이면 아기가 나올까봐 산모는 움직이지 못한 채 계단 벽에 기대 서있었다. 신고자인 남편은 어쩔 줄 몰라하며 아내를 부축하고 있었다.

여자 대원이 다가가 산모의 상태를 살피자, 이미 출산이 진행돼 아기의 머리가 만져질 정도였다. 이대로 병원에 이송했다간 산모와 아이가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대원들은 산모를 일단 2~3계단 위 평평한 곳으로 옮겼다.

이어 대원들은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조명 대신 손전등으로 산모를 비추고, 구급차에 있던 모포를 바닥에 깔았다. 다행히 산모는 모포 위에 누운 지 1분여 만에 건강한 여자아이를 낳았다.

대원들은 구급차에 있던 멸균가위로 탯줄을 자르고, 태아의 코와 입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한 뒤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정섭 구급대원은 “분만이 시작된 급박한 상황의 임산부를 보니 태아와 산모의 건강이 무엇보다 걱정됐다”며 “건강한 태아를 산모에게 안겨주고 나니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그 어떤 출동보다도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이은주 대원도 “산모를 병원으로 이송해준 적은 있지만, 이렇게 직접 아이를 받아본 적은 처음이라 너무 떨렸다”며 “아이가 나올 때의 그 감격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