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휘발유 등 세금탈루 집중 추적 변호사 등 고소득자 稅추적 강화

최정예 국세조사요원 100명 전면 배치 역외탈세 추적 카리브해 일대까지 확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각종 복지 공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정부는 올 한 해 세수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과세 혜택 폐지 등 기타 세제 개편을 통한 세수 확보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탈세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한 듯 탈세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국세청의 탈루 소득에 대한 집중적인 세무조사가 올 한 해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인수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국세청은 고리대부업 등 지하경제 자금을 제도권으로 흡수시키는 한편 특히 가짜 휘발유 문제와 변호사 등 고소득자 탈루 방지 등을 주요 핵심 과제로 선정해 보고했다. 아울러 효과적인 세수 확보를 위해 국제 조세 분야에 대한 관리 기능을 보강하는 등 비교적 상세하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 탈세 차단, 최우선과제로=지난 2009년 세계 금융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국세청(IRS)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UBS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인 브래들리 버켄펠드가 포브스 400대 부자로까지 선정된 억만장자 이고르 올레니코프와 짜고 스위스 비밀 계좌를 통해 720만달러의 미국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정부와 의회는 스위스 정부를 압박했고, 이듬해인 2010년 스위스 최대 은행 UBS로부터 탈세 혐의가 있는 미국인 4450여명의 명단을 넘겨받는 데 성공했다.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의 빗장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10년 이현동 국세청장 취임 이후 역외 탈세와의 전면전을 치르고 있다. 역외 탈세는 해외의 조세피난처들을 이용해 탈세하는 행위로, 단순한 세금 탈루 차원을 넘어 국부를 해외로 빼돌린다는 점에서 악질적인 조세 포탈행위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권혁 시도상선 회장의 2000억원대 세금 탈루 혐의를 적발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국세청과 검찰 등에 따르면 세금 탈루액만 무려 2000억원이 넘는다. 법원은 권 회장이 조세피난처와 해외 계좌를 통해 재산을 은닉하는 등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해 지난 1월 열린 심리공판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법원 역시 징역 7년과 벌금 2284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이처럼 역외 탈세는 악질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 국세청은 역외 탈세 근절을 위해 최정예 국세조사 요원 100명을 역외 탈세조사 업무에 전면에 배치하는 등 전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역외 탈세 대상 지역도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이나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파나마 케이맨군도 등 카리브 해 일대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역외 탈세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스위스 국세청과 조세정보 교환 협력 강화를 비롯해 국가 간 공조를 강화해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또 하나의 성과로 평가된다. 그동안 은닉 재산의 회피 수단으로 악용돼왔던 스위스 계좌에 대한 추적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기업형 사채업자 등 탈세조사 역량 집중=서민과 영세 기업에 피해를 주는 기업형 사채업자 등 고리대부업자는 물론 학원강사 등 고소득자에 대한 세무조사도 대폭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1년 11월 국세청은 고리대부업자 189명에 대한 집중 세무조사를 실시해 탈루 세금 1206억원을 추징했다. 또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25명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에 의거해 범칙 처리했다. 특히 이 중에는 담보 부동산에 저당권을 설정한 후 채무자의 상환을 고의로 회피해 경매 처분하는 방법으로 서민 재산을 갈취해 얻은 소득을 탈루하는 악질 범죄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학원 사업자, 청소경비용역 공급업체, 장례 사업자, 대리운전 알선업체 등 민생 관련 탈세자 101명에 대한 집중 조사를 벌여 이들이 탈세한 548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는 성과를 올렸다.

국세청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경기가 악화되면서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틈을 타 고리대부업자 등 일부 사업자가 우월한 자위를 악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더구나 교묘한 수법으로 탈세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역외 탈세는 조세 정의에 대한 도전이자 국가경쟁력을 훼손하는 심각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세금 탈루자에 대해선 끝까지 추적해 공정 세정 원칙을 반드시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양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