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학교 2013’의 또다른 주인공은 바로 엄마다. 고교생인 아들을 위해 직접 밥까지 떠먹여 주고, 실수로 친구에게 상해를 입힌 딸이 불이익을 당할까 학교에 달려오는 등 다양한 엄마들이 등장한다. 극성스러워 보이지만, 자녀 문제와 관련해 이치를 따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법원이 중앙대, 한국외대의 ‘1+3 국제전형’을 폐쇄하라는 교과부의 시정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지난 해 11월 교과부가 해당 교육과정이 국내 고등교육법 등에 위반되는 불법이라며 폐쇄명령을 내린 지 약 한 달 만이다. 불법성 여부는 학부모들이 앞서 제기한 본안 소송에서 다투게 되지만, 그 결과가 있기까지 올해 신입생들은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할 수 있게 됐다. 학교 측은 곧장 “프로그램을 정상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신입생들이 ‘공중분해’되는 일은 막았다. 그 배경에는 역시 ‘억척 엄마’들이 있었다. 지난 해 12월 학교 측이 마련한 학부모 긴급간담회에서 엄마들은 학교 관계자에게 수차례 책임을 요구했다. 교과부에도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소용 없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고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소명할 증명 자료도 직접 준비했다. 학교 측의 안이한 태도를 비판하며 총장실을 점거해 농성까지 벌였다.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자 대학 측은 그제서야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1+3국제전형은 중대, 외대에서만 3년 가까이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불법성이 의심됐다면 진작에 시정 조치를 해야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각 대학이 올 해 신입생을 선발할 때까지 뒷짐지고 있었다. 대학도 정부 기관의 실태조사가 시작됐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입학 전형을 진행했다. 공급자 중심 사고의 극치다.
잘못은 교육 당국과 대학에 있는데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가 고스란히 입었다. 결국 해결사는 또 엄마들이었다. 소송을 제기하고 총장실을 점거해 밤을 새는 ‘억척 엄마’들이 없었다면, 정부와 대학은 계속 서로 책임만 미루고 있었을지 모른다.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얼마나 더 억척스러워져야 하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