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살아있는 개를 털 벗겨 펄펄 끊는 물에…온통 물집…처참…’ ‘개를 목 매달아 죽였습니다’ ‘자신이 고양이를 독극물과 덫으로 죽였다는 글입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사랑실천협회(CARE)에 올라 있는 학대고발 글들이다. 협회에 올라온 이런 고발 글은 4월 한달에만 80건 안팎에 이른다. 사건이 벌어지면 관할 경찰서 홈페이지에도 관련 글이 폭주한다.
최근 동물 학대 사건이 증가하자 시민들도 범인 검거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될 만큼 학대 수법이 잔인해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한 사건들조차 범인 검거에 실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소 4마리의 고양이 꼬리가 철사 등에 의해 잘려나간 ‘노원구 고양이 연쇄 꼬리절단’ 사건. 지난 15일 사건이 알려졌지만 범인은 오리무중 이다. 앞서 12일 발로 밟아 죽인 새끼 고양이 사체들을 사람이 많은 길목에 뿌려 놓은 ‘인천 고양이 집단 살해’ 사건도 실마리가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온몸에 불이 붙어 화재까지 내고 죽은 ‘용인 고양이 방화’ 사건 역시 수사에 별 진척이 없다. 지난해 2월 잘게 쪼갠 노끈에 묶인 채 거꾸로 매달려 불에 타 죽은 ‘서대문구 고양이 살해’ 사건은 부검 결과, 죽어있는 상태의 고양이를 불에 태운 것으로 밝혀져 수사가 종결됐다.
경찰은 동물 학대 사건 수사 부진에 대해 “사람과 달리 수사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에 대한 범죄는 원한 관계 등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 친구ㆍ가족 같은 지인들을 수사하거나 휴대폰 통화기록ㆍ카드 사용내역을 조회하는 방법이 있지만 동물 사건에선 이런 방법이 불가능해 목격자나 폐쇄회로(CC)TV가 없으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동물사랑실천협회의 경우 노원구 고양이 꼬리절단 사건에 현상금 300만원을 걸었다. 강소양 간사는 “비록 범인 검거는 못한다고 해도 현상금을 걸면 범죄자의 연쇄 범행이 잠시나마 중단되는 효과가 있다”며 “이를 위해 예산이 없는데도 현상금을 거는 고육책까지 내게 됐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