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용만이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자진 하차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빈자리는 동료 MC들이 메우고 있는 상태지만, 당사자는 일언반구 사건에 대한 해명 혹은 사과 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김용만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사설 스포츠토토로 불리는 인터넷 스포츠 도박 사이트 2~3곳에서 총 10억여원을 상습적으로 베팅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검찰은 그의 진술내용과 조사결과를 토대로 처벌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이 같은 혐의로 검찰 측으로부터 소환조사를 진행한 김용만은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이후 그는 사건과 사고 이후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여타 연예인들과 같은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다른 점은 어떠한 해명도 없다는 것.
특히 김용만은 연예정보프로그램 MBC ‘섹션TV 연예통신’의 터줏대감으로 오랫동안 활약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불거진 후 이 방송에서는 김용만에 대한 어떠한 소식도 다루지 않아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동안 다른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를 다뤄온 MC로서 자신의 사건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모습이 다소 이질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또 검찰 소환이 이뤄진 뒤 진행된 ‘비타민’의 녹화에서 역시 한마디 언급 없이 평소와 마찬가지로 방송에 임했다는 사실 역시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다수의 프로그램을 이끌어오며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은 김용만의 안일한 처사는 그간 쌓아온 신뢰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기 충분했다.
최근, 또는 과거 어떠한 사건에 대처하는 연예인들과 사뭇 다른 방식이다.
강호동은 세금 탈루 의혹에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는 물론 잠정 은퇴를 선언한 뒤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의혹은 결국 고의가 아닌 것으로 판단, 검찰은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호동은 그동안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을 언급,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아울러 최근 논문표절 혐의로 주목을 받은 김혜수 역시 공식석상에서 사과문을 발표, 연기자로서의 본분을 다해 신뢰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 역시 대중들이 그동안 보내준 믿음을 저버린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담아 고개를 숙였다.
과거 일련의 상황들을 비춰볼 때, 김용만의 행보는 특이할 정도다. 당사자는 물론 회사를 통해서도 이번 사건에 관련된 어떠한 이야기도 들을 수 없는 것.
도박혐의가 세간에 알려진지 열흘이 흐른 현재, 김용만은 ‘섹션TV 연예통신’을 포함해 SBS ‘스타부부쇼-자기야’, KBS ‘이야기쇼 두드림’ ‘비타민’, JTBC ‘닥터의 승부’ 등 모든 프로그램에 하차의사를 전달했고, 대부분의 방송은 새로운 MC를 찾았다. 아울러 그의 녹화 분은 통 편집, 목소리만이 간간이 들릴 뿐이었다.
검찰 측의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그의 처벌 수위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혐의의 대부분을 인정한 만큼 향후 개그맨으로의 행보에 차질이 빚어질 것만은 분명하다.
김용만의 도박 혐의 이후 연예계에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계속됐다. 대중들의 입에 더 이상 오르내리지 않는다고 해서, 간과할 문제는 아니다. 신뢰감을 잃고, 푸근한 이미지를 실추한 만큼 김용만은 대중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전하는 것은 물론, 향후 행보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