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남편과 사별한 국내 유일의 로랜드고릴라 ‘고리나’가 21세 연하 남편을 맞는다.

서울대공원은 암컷 고릴라 ‘고리나’의 대를 이으려고 지난해 12월 23일 서울동물원에 들여온 수컷 고릴라 ‘우지지’를 25일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이날 밝혔다.

1994년 영국 포트림동물원에서 태어난 19살 청년 우지지는 40살로 추정되는 고리나(100㎏)보다 두배에 가까운 180㎏의 큰 덩치지만 비교적 온순하다. 특히 우지지의 가족은 대대로 번식을 잘한다. 형제ㆍ자매 모두 활발한 번식능력을 갖추고 있어 고리나의 대를 잇기에 적합하다고 대공원은 설명했다.

지난 1984년 무역상사를 통해 들여와 서울대공원 식구가 된 고리나는 2000년 6월부터 전 남편 ‘고리롱’과 부부생활을 해오며 2세 출산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서울대공원은 유인원관의 콘크리트 바닥을 천연잔디로 바꿔주고 이들 부부에 ‘고릴라 짝짓기 동영상’까지 보여주며 몸에 좋다는 보양식, 생식기능 보조제까지 제공했지만 짝짓기에 실패했다. 게다가 2011년 2월 고리롱이 48세에 세상을 떠난 이후 고리나는 줄곧 독수공방 생활을 해야 했다.

대공원은 고리롱이 세상을 떠난 후 고리롱의 정자를 채취해 인공수정까지 계획했으나 검사결과 ‘무정자증’으로 확인돼 다시 한번 실망감을 안겨줬다.

대공원은 세계적 희귀종인 고릴라를 해외에서 도입하려고 노력한 결과 2011년 5월 영국 포트림동물원으로부터 수컷 고릴라 우지지를 기증하겠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현재 서울동물원은 고릴라 고리나와 우지지 부부의 합방을 위한 ‘해피 고릴라 TF팀’을 운영하며 사전 얼굴 익히기를 하고 있다.

동물원은 우지지의 현지 적응과 허니문을 위해 다양한 과일나무를 심고 관람객들로부터 은밀한 사생활이 침해받지 않도록 신방에 ‘이중 몰래 관람창’을 설치했다.

이는 사람은 고릴라가 보이지만 고릴라는 사람이 보이지 않게 돼 있다. 동물원의 한 관계자는 “비교적 고령인 고리나의 나이를 감안해 분변과 소변을 채취, 임신 가능 여부를 검사한 결과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동물원은 고릴라를 ‘4월의 동물’로 선정, 결혼식과 화려한 축제를 여는 ‘해피고릴라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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