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ㆍ김현경 기자]“기적은 종교에서 가능한 일이지요. 기업 경영에서는 오로지 신념, 도전 그리고 결과가 있을 뿐입니다.”
한국 기업가정신의 ‘원조’, 고 정주영(호 아산)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말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 그의 생전 불굴의 도전정신을 상징한 표현이기도 하다.
아산의 12주기 추모식이 21일 경기 하남 창우리 선영에서 열렸다. 현대차그룹, 현대그룹 등 범현대가는 이날 선영을 찾아 참배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 내 체육관에 분향소를 마련해 오전 8시부터 추모식을 가졌다.
아산의 12주기는 현대만의 일은 아니다.
글로벌경기 불황과 맞물려 움츠려들고 있는 기업가정신, 좁디 좁은 취업ㆍ창업문으로 꿈을 잃어가는 우리시대 청춘들의 삶에 희망의 끈을 되찾아주기 위해서라도 아산의 정신은 조명되고 또 조명돼도 지루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산은 선구자였다. 불모지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을 태동시켜 오늘날 막강한 산업 근간에 일조했고, 수출한국에 기여했다.
아산의 힘은 창조와 열정, 도전이었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2년전 아산 10주기 때 한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한 적 있다.
“아산은 복잡한 상황을 직관적으로 단순화시키는 능력이 있었다. 머릿속의 계산이나 책상의 기획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부딪혀 경험을 해봤다. ‘너 해봤어?’, ‘하면 된다’며 경험을 쌓았다.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모험, 도전정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속력으로 돌파했다. 그는 대성취를 위해 직관에 경험을 곱하고, 여기에 돌파력까지 곱했다.”
칭송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이같은 아산은 나약해진 이 시대 기업인은 물론 쉽게 포기하는 청소년, 좌절감을 안고 살아가는 민초들에게도 유효한 교훈이 된다.
아산은 유별났다. 항상 남과 다르게 생각했고, 그것을 실천했다. 한겨울에 보리를 심어 잔디를 대신했던 부산 UN 묘지 공사, 폐유조선으로 단번에 물길을 막았던 간척지 공사 등 파격적인 경영인의 삶은 여전히 후학들에게 멘토로 남아 있다.
숱한 기업과 단체들의 ‘정주영 창업 캠프’, 대학의 ‘정주영학’과 같은 프로그램과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려운 세상이다. 정치 사회 경제, 하나같이 힘들고 불안하다. 해법은 나오지 않고 갈등과 카오스(Chaos)의 반복만 난무하는 세상이다.
아산을 되돌아보자. 그의 불굴의 정신과 창조적 열정이 어땠는지, 이 시대에 어떻게 재활용할지 연구해보자.
김영상ㆍ김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