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싼 교재비에 ‘제본族’ㆍ‘복사族’ㆍ‘품앗이族’까지 등장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이화여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강모(21) 씨는 새 학기 교재를 구입하기 위해 지난 6일 학교 서점을 찾았다. 이날 A 씨는 전공과목 교재인 ‘경제학원론’(3만4000원), ‘거시경제학’(3만5000원), ‘미시경제학’(3만7000원)과 복수 전공과목 교재 ‘광고관리’(3만3000원)를 구입했다. 총 비용은 13만9000원. 아직 교양과목 교재는 구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비싼 등록금에 이어 강의 교재비가 새 학기를 맞은 대학생의 ‘등골브레이커’가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대학 강의 교재는 정가가 3만원을 호가하고, 수입 원서 중 일부는 한 권에 4만~5만원 수준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대학 강의 교재가 이처럼 비싼 것은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개정판’이라는 명목하에 계속 값을 올리는 출판사의 행태도 한몫하고 있다.

강 씨는 “어렵사리 등록금을 마련했는데 수십만원 상당의 교재비까지 부담하려니 힘에 부친다”며 “중고책을 알아보든가, 다른 대안을 찾아봐야겠다”고 했다.

이처럼 비싼 교재비는 대학 내 ‘제본족’ ‘복사족’을 양산하고 있다. 여러 명이 교재 한 권을 구입해 제본 품앗이를 하는 경우다. 개인의 저작물을 임의로 제본하거나 복사에서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실제로 복사전송권협회는 지난해 7월 수업 과정에서 활용하고 있는 교재 복사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서울대 성균관대 등 국내 6개 대학에 2억5000여만원의 ‘저작물 보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제본 가격이 책값의 절반도 안 되기 때문이다. 이화여대의 경우 A4 한 장당 복사 가격은 40원. 150장 분량의 교재를 스프링 제본할 경우 복사비 6000원에 제본비 2000원을 더해 비용이 8000원에 불과하다.

일부 학생은 자체 직거래장터를 만들어 중고교재를 사고팔기도 한다. 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최병욱(27) 씨는 지난해 3월 대학 중고교재 직거래 사이트인 ‘북장터’(campustalk.co.kr)를 개설, 운영 중이다. 전국 소재 4년제 대학 150개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며, 학생들이 직접 올린 중고교재만 1200여권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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