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위기가 곧 기회입니다. 기회를 잘 잡는 게 운이면서도 능력이죠.”
심효섭(41) KB자산운용 주식운용 2팀장은 펀드계의 ‘숨은 강자’로 통한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위기 속에서도 심 팀장의 펀드는 꾸준한 수익률을 올려온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그가 운용하는 투자상품의 총액만 2조원에 달한다.
꾸준함의 비결로 심 팀장은 “저만의 투자철학과 전략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인 실적이나 시장의 인기종목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제 운용 철학과 구조적인 성장을 보이는 산업과 종목에 투자한다는 투자전략이 성공적으로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 팀장의 주력펀드 중 하나인 ‘KB그로스포커스펀드’에는 그만의 투자철학과 전략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KB그로스포커스펀드는 1700억원 규모로 지속가능한 성장이 담보된 저평가 종목에 장기투자하는 상품이다. 2002년 11월에 출시돼 2013년 4월 현재 누적수익률 322.74%를 기록하고 있다. 10년을 투자한 고객 기준으로 연평균 30% 가량의 투자성과를 냈다. 장기투자의 척도인 5년 수익률도 전체 펀드를 통틀어 상위 5%에 속한다.
심 팀장은 “투자철학을 공유하는 동료들과의 팀워크가 큰 힘이 됐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다른 팀장들과 CIO(최고투자 책임자)가 손을 맞춘지 5년이 넘었고 애널리스트들과도 투자철학이 잘 공유된 것이 장기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이라며 “그래서 5년 이상 투자한 종목이 꽤 많다”고 말했다.
1998년 여의도에 첫 발을 들여놓은 심 팀장 본인도 10여년 동안 리서치 센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KB자산운용에서 개발한 ‘미래가치 평가모형’도 그가 시장을 분석할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미래가치 평가모형은 철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회사의 구조적인 성장성 측면과 비즈니스 모델평가 측면을 동시에 평가하는 방식이다. 구조적인 성장성 측면에서 해당기업이 속한 산업의 발달 정도를 도입기ㆍ성숙기ㆍ쇠퇴기로 나누고 시장다각화 여부도 3단계로 나눠 계량화하는 등의 치밀한 과정을 거친다.
심 팀장은 “요즘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고민이 적지 않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 경기회복 지연으로 대형주의 실적이 저조한 반면 코스닥 중소형주나 경기방어주인 음식료ㆍ통신 쪽으로 자금이 많이 옮겨가고 있어 유혹이 크다”면서도 “하지만 요즘 잘나가는 중소형주로 바꿔타는 것은 제 투자철학과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종목은 이미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것일 수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공부하고 현장 탐방에 더 주력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