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제이디솔루션
“국내 중기 지원 경쟁력 키우자” 2년 기다려준 대우조선의 뚝심
제이디솔루션 세계 최초로 지능형 해적방어시스템 결실 통큰 파트너십이 고부가기술 창조
지난 15일 서울 가산동 소재의 한 벤처타워에 자리잡은 특수목적첨단장비 제작업체 제이디솔루션. 15명 남짓한 직원이 모여 있는 112㎡ 크기의 사무실은 사뭇 진지했다. 사무실 한 쪽 구석에 마련된 시연실에서는 제이디솔루션이 개발한 고출력지향성스피커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해적방어시스템(DAPS)의 시연 작업이 한창이었다. 스피커 볼륨을 전체의 3% 수준만큼 올렸을 뿐인데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들려왔다.
스피커의 정체는 이렇다. 가로 77㎝ㆍ세로 109㎝ 크기에 무게는 100㎏ 정도로, CCTV와 열화상카메라가 각각 한 대씩 스피커 윗부분에 장착됐다. 카메라 앞을 지나자 스피커와 연결된 레이더기기 화면에 열화상카메라로 촬영된 기자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다.
범상치 않은 이 스피커는 제이디솔루션이 대우조선해양과 공동 개발한 DAPS다. 8월께 현재 대우조선이 건조 중인 쿠웨이트 국영선사 KOTC의 원유운반선과 석유제품운반선 5척에 10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해적 의심 선박이 반경 약 3㎞ 안에 접근하면 고출력지향성스피커로 접근 금지 경고방송 및 선내 경고방송이 이뤄진다. 의심 선박이 계속 접근하면 151~154㏈의 고출력 음원과 물대포, 레이저를 사용해 해적 접근을 무력화한다. 공격이 계속되면 선원은 안전한 공간(시타델)으로 대피해 모니터링을 통해 해적에 대응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은 자동제어로 이뤄진다. 해상에서 해적 선박을 식별하고 발빠르게 대응해 선원과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전 세계 최초다.
DAPS의 탄생 배경에는 청년 벤처기업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하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을 믿고 지원해준 대기업의 ‘뚝심’이 있었다.
제영호(34) 제이디솔루션 사장은 해양대 졸업 후 3년간의 승선 경험과 방산업체에서 터득한 시뮬레이션 기술을 바탕으로 음향, 인공지능, SI(System Integration) 등 각 분야의 청년 개발자 10명과 함께 2009년 제이디솔루션을 설립했다. 그러다가 해적보안시스템 제작을 목표로 약 2년에 걸쳐 고출력지향성스피커를 개발했다. 그는 국내 유수 조선기업을 찾아다니며 기술을 소개했지만 검증도 되지 않은 영세업체의 기술에 귀기울이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현실의 벽에 부딪힌 제이디솔루션에 손을 내민 것은 대우조선해양이었다. 선박 보안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던 대우조선은 제이디솔루션의 사업 계획과 아이디어 참신성을 인정, 파트너사로 선정하는 용단을 내렸다.
박승귀 대우조선 영업설계2그룹 과장은 “네임밸류 빼고는 기술력에서 전혀 뒤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며 “되도록이면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해 경쟁력을 키워보자는 회사 내부 방침에도 맞았다”고 했다.
이후 작업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대우조선은 영업설계2그룹을 중심으로 1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제이디솔루션을 지원했다.
해적 대응 장비에 대한 필요성 및 고객의 요구사항을 조사해 제공했고, 각 해양 안전장비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기술과 시운전 환경도 지원했다.
DAPS는 이제까지 초기 투자비용 대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제이디솔루션에도 큰 성과를 안겨줬다. 설립 이후 연매출이 6억~7억원에 불과했던 제이디솔루션은 올해 이미 올해 이미 80억원의 계약을 완료했다. 중국ㆍ스페인 등 해외 바이어의 투자 제안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등에도 납품하게 됐다. 경쟁사지만 “다른 회사에도 납품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먼저 제안한 것도 대우조선이다. 대기업과 협력사의 끈끈한 신뢰와 ‘통큰 파트너십’은 이같이 고부가 기술력을 탄생시켰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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